‘격’이라는 한 글자는 언제나 사람의 온도를 담고 있다.
격렬하다는 말엔 뜨거움이, 격식에는 차가움이 있다.
둘 다 같은 글자로 시작하지만,
정반대의 온도를 품고 있다.
나는 그 온도의 차이에 늘 매혹된다.
우리는 살아가며
‘어떤 격을 지닌 사람인가’로 평가받는다.
태도의 격, 말의 격, 품성의 격,
심지어는 취향의 격까지도.
그러나 그 격이라는 말 안에는
언제나 온도가 숨어 있다.
뜨거워서 부딪히는 격렬함과,
차가워서 멀어지는 격식 사이.
그 사이 어디쯤에서 인간의
진짜 품위가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
나는 종종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격을 느낀다.
말의 높낮이보다는 ‘멈춤의 길이’에서.
누군가의 말을 덮지 않고 기다려주는 침묵의 길이.
그게 진짜 격조다.
요즘 사회는 ‘격렬함’만 남고 ‘격조’는 사라진 시대 같다.
모두가 자신의 주장을 말하고 싶어 한다.
격렬하게, 더 강하게, 더 빠르게.
그러나 품위를 지키며 천천히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소극적’이라 불리고,
침묵은 ‘패배’로 여겨진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격이란, 세게 부딪히는 힘이 아니라
조용히 흡수하는 힘이라는 것을.
온도를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품위를 가진다.
나는 여전히 나의 격을 찾아가는 중이다.
때로는 불타오르고,
때로는 너무 냉정해진다.
뜨거움과 차가움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일,
그게 아마 ‘성숙’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일지도 모른다.
격렬함이 없으면 진심이 없고,
격식이 없으면 신뢰가 없다.
두 가지를 모두 품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사람의 깊이는 완성된다.
격렬하게, 격정적인, 격분하다,
격식 있는, 격조 있게,
‘격’이라는 단어로 시작하는 문장이 좋은 것 같아,
어떤 느낌일까 떠올려보다가
첫 문장들은 ‘거칠고, 불타오르며, 뜨겁다면’
같은 격이지만 두 번째 문장은
‘차분하고, 푸르며,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