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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가져가는 다른 모먼트

동유럽 포토로그 feat. 커피 이야기

by Beige 베이지

장장 8박 10일 동안 네 나라를 돌아다닌

이번 독.체.오.헝 여행.

그 마지막날 오전에 잠시 혼. 커 타임을 가졌다.


일정 내내 아이스 카페라떼의 우유와 에스프레소의 비율을 제대로 맞춘 곳을 만날 수가 없었다.


무슨 우유 300ml에 에스프레소 샷 하나.

분명 아이스인데, 우유 가득한 커피 위 동동 떠 다니는 아이스 큐브 네다섯 알.


매일 커피를 중독적으로 세네 잔씩 마시는 내겐

고역이었고, 그나마 간(?)이 맞게 나오는 커피는

따뜻한 카푸치노라, 대체제로 카푸치노만 마셨다.




그나마 스탠다드한 커피를 만드는 스타벅스로

나의 여행 피날레를 장식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숙소에서 오분거리인

스타벅스에 무작정 들어가 정말 뭔가에 홀린 듯


" one ice latte with skim milk."를 외쳤으나,

순간 너도 당황, 나도 당황한 서로의 눈빛.


분명 바리스타는 커피를 만들고 있었고,

나는 그냥 아이 컨택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문을 읊어댔다.


그는 자기가 이걸 다 만들 동안 기다려 달라 했고,

나도 그 무언가에 홀린 것이 번쩍 깨듯,

상황에 내가 너무 껴들었단 얕은 무례함에

0.1초 스피드로 사과했다.


가족들과 여행 중 처음 맞는 단독 타임(?)이라 설렜던 것인지, 아님 정말 나는 스킴밀크의 라테가

고팠던 것인지 복잡했다.


그렇게 콜링 닉네임까지 불러주고,

여행 마지막 기억을 엽서의 한 면 마냥 남기고 싶어 앉은 창가.


전 세계 어디서도 받아보지 못한 스타벅스의

커피 자리 딜리버리 서비스와 손수 하트까지

그려 준 젠틀 바리스타의 호의 덕분에(?)

동유럽 여행 중 은근 킹 받았던 순간들이

위로되었다.



그 순간을 이번 여행 폴더에 싹 담아 두고 두고

기억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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