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푸르러질 때를 기다리며.
푸르를 때가 있었다.
그 때는 내 소중한 벗들의 아름다움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봄바람은 달콤했고,
나는 내 자리를 지킬 수 있음에 감사했다.
한층 더 푸르러진 후엔
뜨거운 햇볕을 온 몸으로 받아내도 좋았다.
날 그늘삼아 땅에 흩뿌려진 빛의 조각들을 보며
미소짓던 사람들을 보는 것도 행복했다.
지루할 정도로 기나긴 시간동안
비를 맞아야 했어도 감사했다.
그곳은 언제나 내 자리였다.
그리고 지금,
모두들 나를 보며 아름답다고 말한다.
나는 그 시선들의 무게가 문득 두려워
낙하한다.
그런 나를 보고도 모두들
이 계절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이 쓸쓸한 계절을 즐긴다.
나는 이제 멈출 것이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않고
그저 내게 주어진 시간을
견뎌내고, 또 견뎌낼 것이다.
다시 푸르러질 때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