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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메이트 Jun 23. 2022

샤우엔은 언제나 "마르하바 비캄(당신을 환영합니다)."

모로코 여행기 #26

파란마을 '셰프샤우엔' 또는 '샤우엔'.

모로코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를 꼽으라고 하면?

바로 샤우엔이다.

나>> 엥? 라바트 아니야? 라바트에 경찰이 가장 많잖아.

붑커>> 노노. 셰프샤우엔이 단연코 1등이야. 왜냐하면 라바트는 경찰에 의해서 안전하게 지켜지는 거고, 샤우엔은 경찰이 없어도 주민들이 선량하거든.

나>> 오오.. 멋지다.

붑커>> 샤우엔에서는 누군가가 너를 해하려고 하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서 도와줄거야.

나>> 정말 좋은 곳이네!

붑커>> 그럼. 너는 정말 운이 좋았어. 사람들이 네가 나쁜녀석이라는 걸 못 알아챘잖아. 만약 알아챘더라면 모두들 너를 혼내주려고 했을거야.

나>> 이런쒸.


샤우엔에 가면 '마르하바 비캄(당신을 환영합니다)'이라는 인사가 곳곳에 쓰여있다. 물론 모로코 어딜 가도 환영한다는 팻말은 볼 수 있지만, 샤우엔에서는 유달리 많게 느껴졌다.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두 팔 벌려 맞이해주는 따뜻한 주민들의 마음씨가 묻어나오는 것 같았다.

알면 알수록 정이 가는 도시, 샤우엔. 

걸어다니기만 해도 파란 바닷속에 풍덩 빠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샤우엔의 풍경을 담아보려 한다.


타일의 화려한 무늬가 새파란 벽과 조화를 이뤄 더욱 아름답다.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파란집. 누가 사는 집일까. 누군지 몰라도 입구를 칠해 놓은 걸 봤을 때 아주 꼼꼼한 분일 것 같다.


샤우엔 속에 있는 액자 속에 있는 샤우엔


어느 레스토랑 앞에서. 사진 찍는 우리를 발견한 레스토랑 사장님이 창문으로 고개를 빼꼼 내미시곤 웃으면서 "이따가 저녁에 식사하러 와요~"하셨던 게 기억난다.


샤우엔의 어느 상점


고양이도 마르하바 비캄. 평화로운 고양이의 뒷모습(좌). 사람들의 손길에 익숙한 샤우엔의 길냥이들(우).


샤우엔의 기념촬영 명소. 색색의 화분들이 동화같은 장면을 연출하기 때문에 성수기에는 관광객들이 줄 서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낮에도(좌) 밤에도(우) 예쁘다.

-위의 장소가 샤우엔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스팟이다.

-웨딩촬영을 위해 저 곳을 찾는 커플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사진 찍으러 갔을 때도 한 신혼부부가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촬영 중이었다.

-이 날 의도치 않게 파란 옷을 입었는데 지금 보니 배경과 찰떡처럼 울린다.


해질녘의 샤우엔






다시 라바트로 돌아온 날.

테마라(라바트 옆의 도시)의 붑커네 이모댁에 도착하자 붑커의 조카인 하나가 반겨준다.

하나에게 악쇼에서 넘어져 다친 손을 보여주었더니 당장에 붑커한테, "언니 넘어질 때 안 잡아주고 뭐했어!"라며 반 장난으로 타박을 준다. 든든한 하나! 너무 순식간에 철푸덕 넘어져서 잡을 틈도 없었어 하나야. 게다가 등산 내내 붑커가 배낭도 혼자 다 메고 다녔는걸...라고 붑커 편을 드는 대신 나는 하나 뒤에 숨어서 붑커한테 메롱을 날렸다. 메롱~


하나와 함께. 입고 있는 옷은 모로코 전통 의상인 젤라바, 머리에 쓴 것은 히잡.


하나를 위해 샤우엔에서 선물로 사온 작은 가방을 내밀었다. 조그마한 선물에도 뛸듯이 기뻐하는 하나를 보며 언젠가는 한국으로 초대하는 비행기 티켓을 선물로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나는 한국에 정말 오고 싶어한다).

'하나야, 다음에 언니랑 서울 놀러가자. 마르하바 비캄!'




마르하바 비캄
마르하바 (환영합니다) 비캄 (당신을)
샤우엔 뿐 아니라 모로코의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문구이다.




[번외-그냥 귀여워서]

4년 전, 샤우엔에서 만났던 강아지. 순둥순둥하고 귀여웠는데. 지금쯤 어른이 되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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