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운전을 정말 좋아해서 모로코에 있을 때 승용차, 각종 트럭, 바이크 등 종류별로 6가지의 면허를 땄다. 그건 남편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한국에 들어온 뒤로 아직 모로코 면허를 한국면허로 바꾸지 못해 운전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신혼여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우린 서울에 오게 됐다. 출국일은 내일이지만 외국에서 바이크를 탈 생각이어서 국내&국제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 미리 서울에 올라왔다.
외국면허→국내면허 교환에 필요한 준비물은?
외국 운전면허증
여권
외국인등록증
6개월 이내 찍은 사진 3장
외국 운전면허증의 진위여부에 대한 대사관확인서
출생부터 현재까지의 출입국 사실증명서
생각보다 아주 간단하다.
그럼 발급까지 총 걸린 시간은?
오전 11시경 대사관확인서를 받고
12시쯤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니 오후 2시가 되었고
2시반쯤 주민센터에서 출입국사실증명서를 받아
3시반쯤 운전면허시험장에 도착해 면허를 받고나니 4시 정도였다.
산책도 하고 해찰도 했던 시간들을 빼고 순수 서류발급을 위해 기다린 시간만 하면 1시간이 채 안된다.면허시험장에서 신청양식을 작성하고 시력검사를 받은 시간도 다 빼고 신청서를 제출한 시점부터 하면, 발급까지 걸린시간은 불과 5분이다.
한국면허증을 받은 뒤에는 국제면허를 따로 신청할 수 있다. 국제면허증도 신청서를 내고 얼마안되어 그 자리에서 받을 수 있었다. 국제면허증이 있으니 이제 103개국에서 운전을 할 수 있다. 사용기한은 1년이다.
붑커>> 말도 안돼. 나 한국 사랑해! 모로코에서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모로코는 신청 후 3개월을 기다려야 면허증을 줘.
이 모든 절차가 반나절만에 끝났다는 사실에 붑커는 흥분하여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곳저곳 문자 메시지를 날렸다.
사실 남편은 나와 결혼하면서 자연스레 한국에 들어와 살게 된 케이스라 한국의 문화를 특별히 좋아한다거나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치만 오늘 우리나라의 신속한 행정처리 시스템을 제대로 맛보고 나서인지 앞으로도 한국에서 쭉 살고싶다며 크나큰 호감을 표시한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도 '한국은 날씨가 참 아름답다.' '오늘따라 단풍이 예쁘다.'며 세상이 다 아름다워보이는지 눈에서 아주 하트가 뿅뿅 튀어나온다.
다음 날 우리는 부푼 마음으로 가방 안 깊숙이 소중한 면허증을 고이 모셔방콕행 비행기에 탑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