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커피에 여유 한 스푼

신혼여행기 #5

by 소울메이트

내 기억 속 푸꾸옥은 한가롭고 느긋하다. 날 한없이 게을러지게 만들었던 곳. 단지 무더운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고, 그 섬이 가진 특유의 여유로운 공기가 있었다.


숙소는 서쪽 해변에서 아주 가까웠다. 매일 오후 4시 무렵이 되면 우리는 바다로 나갔다.

한적한 바다

뜨거웠던 태양이 점차 가라앉으면서 후덥지근한 공기도 파도에 씻겨 내려간다. 변은 전망이 좋아 레스토랑이 몰려있다. 레스토랑마다 모래사장에 소파와 테이블을 세팅해두고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그 중 맘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료나 음식을 시키면 직원분이 랜턴을 가져다주신다. 다와 따뜻한 불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로맨틱한 분위기 몇시간이고 우리를 그 곳에 머물게 했다.




바닷가의 아름다운 바위 위에 지어진 진꺼우 사원.

https://maps.app.goo.gl/sqCdw4YXnrtmqgB19


불가사리로 유명한 스타피쉬 비치. 맑은 날에는 경치가 좋다고 하는데 비가 오는 날이어서 그랬는지 생각만큼 불가사리가 선명하게 보이진 않았다.

https://maps.app.goo.gl/x7vAB2bSjqmbK17V8


베트남 속 유럽. 베네치아를 테마로 하여 지어진 듯 하다. 규모가 크고 카페, 식당도 있어 장시간 둘러볼만 하다. 한복 대여점도 있어 신기했던 곳.

https://goo.gl/maps/cFN9ihGupiKPeqee9


푸꾸옥 옛 수용소. 식민지배기간 독립운동가와 포로들을 수감했던 감옥이다. 밀랍인형으로 당시의 고통을 생생하게 재현해 놓았다. 몇몇은 땅굴을 파 탈출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고 한다.

https://goo.gl/maps/AukRiddrJuFj9rpd9


길거리 음식. 오른쪽의 해물국수는 시원한 국물이 좋아서 마지막날 공항으로 가기 전에도 후루룩 한그릇 했다.


한낮의 푸꾸옥은 너무나 더워 우리를 지치게 한다. 민소매에 짧은 바지를 입으면 잠깐은 시원할 수 있지만 며칠 뒤면 살이 벌겋게 타 후회할지도 모른다. 꼭 얇은 겉옷을 걸쳐 피부를 보호하거나 가끔 그늘 아래에서 쉬어줘야 한다.

우리는 자주 바이크를 멈추고 근처 카페에서 더위를 피했다. 베트남의 카페에 가면 베트남식 커피를 주문해서 마셔 볼 필요가 있다. 커피머신에서 뽑아내는 방식이 아니라 드립커피와 비슷하게 내려 마신다.

커피가루가 담긴 필터에 따뜻한 물을 붓고 커피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지는 동안 10분 정도 수다를 떨면 된다. 빠르게 마시려고 필터를 흔들면 오히려 가루가 필터 구멍을 막아 커피가 잘 떨어져내리지 않는다. 베트남식 커피는 기다리면 맛있어진다.

축구장 옆에 있던 카페에서


푸꾸옥에서의 마지막 날, 그 동안의 더위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엄청난 장대비가 쏟아졌다. 붑커는 태어나서 이런 비를 처음 본다고 했다. 비를 피하러 후다닥 가까운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운 좋게도 그곳은 이름난 반쎄오 맛집이었다. 쎄오는 안에 고기나 해물을 넣어 부쳐낸 계란을 야채와 같이 라이스페이퍼에 싸 먹는 베트남 음식이다. 비오는 날 먹는 부침개가 맛있는 것처럼 빗소리 들으며 먹는 반쎄오는 꿀맛이었다.

우비도 소용 없이 홀딱 젖었다.


푸꾸옥에서 일주일 가까이를 있었는데, 사실 지런히 다니면 사나흘만에 여행하기 충분할 것 같다. 하지만 조금 길게 지내면서 맛있었던 음식도 몇번 더 먹어보고 어느 예쁜 카페의 단골도 되어보고 멋진 장소는 다음날 또 가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런 여행도 매력있다. 베트남 커피를 마실 때처럼, 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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