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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Dec 23. 2023

일단 쓰고 보자

양 속에 질이 있다

어쩌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처음에 작가소개 한 줄란을 어떻게 채울까?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든 생각은 그냥 일단 쓰고 보자였다.

    

해서 내 작가소개란에는 이렇게 되어있다.


 “일상 속 성찰을 써서 나누는 일은 내가 몰입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지금은 <일단 쓰고 보자>이다 ~여행기 <일단 떠나라> 저자”     


뭐든 일단 부딪혀 보자는 심정인 게다. 좋게 말하면 추진력이 있고 진취적인 거고 조금 우려스런 표현으론 저돌적이란 의미가 된다. 어쨌든 나는 브런치란 공간을 남들보다 늦게 알았던 탓에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더욱 글쓰기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해서 10월에 덜컥 시 연재라고 월수금 시작 해 놓고 다시 ‘문과녀의 이과산책’이란 다소 대담한 연재를 화목토로 시작해버린다. 결국 월화수목금토 글쓰기가 시작된 것이다.      


그래도 두 번째 연재 제목을 정하면서는 나름 신중을 기한다고 가족 단톡방에서 연재 브런치북 제목을 의논했다. 처음에 ‘이과공부’라 했더니만 큰 아들 왈, 옴마 너무 유명한 모작가님의 책 제목을 패러디 한 거 같다며 반대했다. 둘째 아들왈 공부보다는 ‘이과산책’이 좀 더 산뜻하고 가벼워 보여 좋다 라고 했다. 남편은 기존 출간된 책 제목이랑 유사해도 일단 내가 쓰려는 내용의 취지와 맞아서 좋다고 지지해주었다. 해서 가족의 의견 조율하에 제목을 정하고 일단 시작했다.      


그렇게 출발을 하게 되니 어찌 되었든 쓰야만 했고 이게 뭣이라고 마감시간 지키듯 글을 써 놓지 못한 날은 뭐 마려운 강아지마냥 안절부절 했다. 잠을 자도 선잠을 자고 글 발행을 위해서 새벽에 잠을 깼다.

그런데 그렇게 11월 18일 새 연재물 첫 글을 쓰면서 나는 다시 과감한 모험^^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된다. 다름 아닌 응원 댓글을 받기로 결정한 거다.      




처음 메일에 브런치 스토리로부터 그에 대한 내용이 왔을 때 나는 단연코 노우! 했다. 첫째는 내가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둘째는 일단 내 글에 대해서 응원받을 자격이나 가치를 생각하기 이전에 아무리 취지가 좋다 하더래도 ‘돈’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선 마음이 편치 않았다. 글쓰는 공간에서 응원은 심적인 걸로 순수하고 충분하지 물적 지원은 아니라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렇게 지나가다가 어느 순간 그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왜냐면 나 자신도 내가 구독하는 작가들의 글보다도 응원 댓글을 받는 작가들의 글을 먼저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내 구독자는 170명이었는데 그 분들이 다 내 글을 읽어주는 것도 아니고 내 글은 노출되지 않으니 아무리 쓴다 하더래도 이 구독자수로는 조회수나 라이크잇이 50회를 넘기가 어려웠다. 해서 응원댓글 시스템을 이용하면 일단 내 글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니 구독자 수 늘이기에는 상당히 유리랄 거라 여겨졌다.      


무술을 배우려는 제자에게 어떤 훌륭한 스승은 나무둥치 껴안는 것만 3년을 시켰다. 그 만큼 무슨 일에서든 기본이나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나는 일단 두 가지로 양적인 면을 먼저 생각했다. 글도 많이 쓰다 보면 그 중 좋은 글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에 무조건 쓰야 하듯 또한 그를 읽어 줄 구독자수 몸집 부터 키워나가는 게 브린이로서 해야할 첫 번째 일이라 생각했다.


어차피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글쓰기의 수고를 통해 함께 글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그러니 기왕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봐 주길 바라는 마음이기에 나는 과감히 응원 댓글을 받기로 결정했다. 마침 새 연재물 첫 글을 발행하는 그 날에 나는 사천 막내 시누집 집들이를 갔다.      


해서 1남8녀 대가족 모임에서 내가 요즘 이런 곳에서 이런 글을 쓰는데 약간의 응원이 필요하다 했더니 시누 형님들이랑 동갑내기 시누와 막내 시누가 적극 나서 응원해 주었다. 이미 구독자 백 명 늘이기에서 내 가족 20명은 나의 브런치 구독자가 되어 있었기에 응원하기도 쉬웠다. 어차피 브런치도 6 째 시누이의 권고로 처음 시작한 것이었다. 해서 어느 새 나는 브런치 전도사가 되어 시댁에 마구 응원요청을 들이밀고 있었다 ㅎㅎ




가족의 응원은 단순한 응원보다 더 소중한 의미가 있었다. 일상적 대화로는 깊이 있는 내용을 담지 못하는데 글로 읽혀지는 나의 생각에서 서로 더 깊이 알아가는 건 당연했다. 그냥 단순한 응원이 아니라 내 글을 진심 읽게 되니 그 부분이 처음에는 살짝 부담이 되다가도 나중에 식구들의 피드백과 응원을 받으면서 감사할 뿐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욱 고맙고도 좋았던 것은 아들, 며느리가 출근길 지하철에서 매번 내 글을 읽고 짧은 코멘트와 함께 응원을 해 주었다는 거다. 나는 단순히 응원이 아니라 이 또한 부모자녀간에 서로 일상적 한계를 넘는 깊은 소통이 오가는 기회가 되었다고 보고 무한 감사했다.

가족이기에 때론 어떤 부분은 대화를 자제하거나 회피하는 면도 있었는데 내가 공개하는 글에서 엄마, 시어머니, 언니, 동생, 올케로서 친구로서 나의 다른 면도 알아가니 내게는 덤으로 일석삼조가 되는 면도 많았다.      


그래서 결국 응원댓글은 나의 글이 외부로 더 노출 되어 좋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먼저 나와 가족과의 연결이 굳건해지고 소통이 깊어지고 확장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암튼 그렇게 나는 부지런히 대가족의 후원과 지인들, 그리고 몇몇 작가님들의 후원으로 응원 댓글을 받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덕분에 새 연재물의 첫 글 ‘과학과 종교의 대립’은 Daum에서도 노출이 되었는 지 조회수가 8천이 넘어갔다. 그리고 라이크잇이 230명이 되었다. 이전의 구독자수 170명으론 실현 불가능한 결과였다.  


https://brunch.co.kr/@c3e689f797bd432/200



매일 쓰는 연재글과 응원댓글 시스템 덕분에 지금 내 구독자 숫자도 많이 늘었다. 하루 평균 10~5명씩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 450명이 넘었다. 올 연말 목표를 구독자수 500명으로 잡았는데 거의 이뤄가고 있는 셈이다.      


두 연재 시작하고 나서는 정말 매일 써 내는 연재글로 쓰는 고생도 보람도 풍성한 한 달이었다. 덕분에 구독자 급등작가도 되어보았다. 그리고 요즘 뜨는 브런치북에 내 브런치북이 소개되기도 하여 더욱 기부니가 좋았다 ㅎㅎ  


쓰기 전에는 마음의 무게와 눌림이 되어도 일단 쓰고 나서 발행할 때의 그 후련함이 좋았다. 그리고 작가적 책임감이랄까 독자들과의 약속이라 생각하고 한 번도 글 발행을 놓치지 않은 나 자신에게도 스스로 대견했다.    


  




**무엇보다 갈수록 구독자 수와 라이크잇으로 반응해주시는 새 친구 독자님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더욱 힘을 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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