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Albatros)

 창공의 왕자 알바트로스

창공의 왕자 알바트로스

3 미터의 긴 날개로

하루 수천 킬로를 날 수 있다네

하늘을 나는 연처럼 날개를 펴고

기류를 타고 유유히 활공한다네     

바다를 날으며 지구 한 바퀴

16,000Km를 거뜬히 비행하는 장거리 선수

두 달이면 지구 한 바퀴 돌 수 있다네     

보통새들이 하는 날갯짓하지 않는

그만의 특별한 이륙방식

dynamic soaring~!

바람에 저장된 에너지를 활용하여

동적 급상승을 한다네     

바람이 불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람이 불어오는 순간

절벽에서 뛰어내려 큰 날개를 펼쳐

바람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다네      

바람의 마법사 알바트로스

내 힘이 아니라 바람의 힘을 타고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알바트로스

편안한 쉼을 누리며 바람을 타고 간다네

땅 위에서나 하늘을 날 때나

그의 심박수는 한결같아 고요하다네     

바람아! 더 크게 불어라!     

바람이 부는 쪽으로 몸을 돌릴 때는

바람을 받아 위로 올라가고

바람을 등질 때는 아래로 내려오면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며 간다네

긴 여행을 떠나는 어린 알바트로스

날기 시작하면 5~6 년 동안 땅을 밟지 않아

번식이 시작될 때까지는 10 년동안

활공만 하는 친구도 있다네     

질문~바다 위에서 무얼 먹고 사나요?

알바트로스~오징어나 생선을 잡아먹고, 바닷물을 마시고 살아요.

우린 바닷물을 마셔도 괜찮아요

바닷물의 염분은 눈 위 소금샘에 모았다가

부리 위에 있는 콧구멍을 통해

눈물로 흘려보내요

질문~잠은 어떻게 자나요?

알바트로스~우리는 Power nap 쪽잠을 자주 자요

새들은 깜박 자면서도 날 수 있답니다          

사진 - 픽사베이

그러나 창공의 왕자 알바트로스

육지에서 또 다른 이름은 바보새라네     

걸기적 거리는 긴 날개 접고

물칼퀴 작은 발로 뒤뚱뒤뚱

사람이 다가가도 피할 줄도 모르고

멀뚱멀뚱 쳐다만 보다 알도 뺏기고

작은 쥐에게도 잡아먹힌다네     

그래서 *시인은

'하늘에서는 왕자였지만 땅에서는 비참한 신세'라고 한탄했었다네    

마치 창공에서 자유롭게 활공하다

뱃사공들에게 잡혀 조롱이나 당하던 알바트로스처럼

일상 속에 구겨 넣어진 자신의 초라한 모습

당황스런 부조화와 어색함으로 탄식했다네      

하늘을 날던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는 달리

순진한 눈망울로 얼굴은 바보 같은 새

하늘과 바다에서는 천적도 없이 살았으니

지상의 삶에서는 일체 방어능력이 없다네         

그래도 하늘의 왕자, 지상의 바보는 순정파라네

짝짓기 춤도 특이하고 아름다운 알바트로스

한번 결혼하면 이혼율 제로 평생을 함께 한다네     

사람처럼 알이 부화하기까지 9개월

암컷 수컷이 돌아가며 알을 품어서

양육도 아빠 엄마가 공평하게 함께 한다네.

부부해로 보통 50년이라니 사람이 부럽지 않네

지상 최고새 수명도 길어서

최대 90년까지도 살 수 있다 하니     

나도 바람의 왕자 알바트로스처럼

바람 따라 바람의 힘으로 살고 싶네

애써 제자리 날개 파닥임 멈추고

현실에 바보 되어도 하늘의 바람을 타고

이제는 유유히 날아오르고 싶네     

알바트로스처럼 마음 비우고 바보 되면

내 옆구리에 긴 날개가 생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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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알바트로스  ~ *보들레르

흔히 뱃사람들이 재미 삼아 거대한 바닷새 알바트로스를 잡는다.
이 한가한 항해의 길동무는 깊은 바다 위를 미끄러져 가는 배를 따라간다.

갑판 위에 일단 잡아놓기만 하면,
이 창공의 왕자도 서툴고 수줍어 가엾게도
그 크고 흰 날개를 노처럼 옆구리에 질질 끄는구나.

날개 달린 이 나그네, 얼마나 서툴고 기가 죽었는가!

좀 전만 해도 그렇게 멋있었던 것이, 어이 저리 우습고 흉한 꼴인가!
어떤 사람은 파이프로 부리를 건드려 약 올리고,
 어떤 사람은 절름절름 전에 하늘을 날던 병신을 흉내 낸다!

'시인' 도 이 구름의 왕자를 닮아, 폭풍 속을 넘나들고 사수를 비웃건만,
땅 위, 야유 속에 내몰리니, 그 거창한 날개도 걷는 데 방해가 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