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학'에서 신인상 시 부문으로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받았다.
당연히 당선을 바라고 응모했기에 조금 얼떨떨했지만 바라던 바가 실현되어 기쁘다. 이 곳 브런치에서 알고 응모를 했고 이는 또한 내 글쓰기 여정의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거 같아 이 곳에 남겨둔다.
그간 온라인 글쓰기 플랫폼인 이 곳에서 글쓰기를 해 오며 사람들에게 공감어린 댓글로도 응원받았다. 하지만 내가 진짜 잘해서 그런 지 더 잘하라는 격려의 온정인 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학지에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니 조금 인정을 받은 거 같아 자신감이 생긴다. 더 좋은 것은 내가 글을 써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스스로 더 분명해진 점이다.
나는 자라면서 글을 써서 상을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다. 하다못해 어린 시절 흔한 글짓기상도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신기한 것은 내가 작가로 살다 가리라는 예감은 늘 갖고 있었다는 거다. 거창하게 소명의식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운명같은 글쓰기에 대한 생각은 늘 갖고 살아왔다.
나는 글을 맛깔나게나 스타일있게 쓰는 재주나 재능은 없다. 아직 따로 글쓰기 공부를 해 본적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남 보다 더 많이 보려하고 남들이 하지않는 깊은 엉뚱한 생각도 하며 글을 편하게 쓰고 또 쓰는 것에 집중하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내게 글쓰는 것보다 나은 다른 재능이 없는데다 스스로도 글쓰기보다 더 의미있는 활동이 없다고 여기며 쓴다.
앞으로도 표현에 뛰어난 언어의 연금술사가 되려하기 보다는 그냥 내가 말하려는 메세지가 더 중요한 메신저로서의 작가가 되고싶다.
표현 형식은 내용이 쉽고 간결, 선명하게 전달되면 족하다 보기에 형식보다는 내용이 중요한 글쟁이가 되고싶다.
아래 요청받은 당선소감문과 약력소개를 함께 첨부한다.
*신인상 당선 소감
인생 2막을 맞이하여 그동안 속으로만 간직해오던 사유들을 이제 시란 항아리에 담아 세상으로 내어 보내려 합니다. 내면의 목소리를 밖으로 뱉어내는 일은 저에게 큰 도전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상을 받음으로 인정과 지지를 받게 되니 더는 망설이지 않아도 될 거 같습니다. 시가 되기 위해 제 언어가 부족함을 알고 있습니다. 해서 생각을 가다듬고 언어를 조탁하는 일에 부지런한 장인이 되려합니다. 그래서 마침내 시를 통해 하나의 울림으로 교감하며 공감의 한 바다에 이르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지난 23년 혼자 5개월 반을 여행하고 여행기를 출간한 여행작가입니다. 그리고 브런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브런치에서 권태주 회장님의 한반도 신춘문예 공모를 보았을 때 제 가슴이 뛰었습니다.
한반도 문학 제 16집 ‘한라에서 백두까지’ 문구 때문이었을까요? 책 표지의 꽃 그림으로 장식한 봄의 여인 때문이었을지도요. 저는 봄에 태어나서 봄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또한 우리의 삶과 사랑, 그 본질을 꿰뚫어 통찰하는 ‘봄’을 더욱 좋아합니다. 한반도 문학을 만난 것도 긴 겨울을 지나 제 인생 2막 새봄을 맞는 좋은 출발이 되리라 예감합니다.
문학이란 놀이터에서 열심히 씨를 뿌리고 물 주며 가꾸어가는 부지런한 농부가 되겠습니다. 작지만 제 안에 촛불을 켜고 이웃과 횃불이 되어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밝히며 살다가는 인생이 되고 싶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열린 가슴으로 밝은 눈으로 보시고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일생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을 한반도 문학을 통해 받게 되어 더욱 기쁩니다.
작가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부지런히 성장해가는 김별의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 별 약력소개
1963년에 태어났다. 1985년 경북대학교 불어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5년간 프랑스 툴루즈 대학에서 공부하며 석사학위(DEA)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마쳤다. 2020년에 30년간 몸담았던 교직에서 명예퇴직한 후 주로 여행과 글쓰기에 몰입하고 있다. 2023년 여행기 <일단 떠나라>를출간했고 지금은 브런치 작가로 활동 중이다.
한반도문학 신춘문예 신인상 발표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