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 게르집의 꼬마 아가씨^^
2023년 6월 20일
미니사막을 보러 가면서 원래 우리가 가려던 곳은 좀 크고 현대적인 게르촌이었다.
그런데 예약된 그곳에 도착하니 중국인들을 태운 버스 두 대도 동시 도착으로 우르르 내리는데 여쥔장 나와서 우리가 예약날짜를 틀려서 게르가 하나뿐이라 한다. 보통 게르 안에는 침대가 4~5개가 있지만 남녀가 유별한데 불편해서 안 된다. 해서 무조건 다른 곳으로 옮기기로 하고 차를 돌렸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다.
거기서 같이 지내느니 하면서 나와서 다른 민박 게르촌을 갔더니 넘 내 스탈이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데 밥은 안 줘도 게르 안은 깨끗하다. 물론 전기는 발전기로만 돌리고 푸세식 화장실에다 세수는 통과요, 생수로 양치만 하고 발도 발가락 열개에 사이사이 물을 뿌리고 그냥 발가락만 씻었다.
몽골은 불편을 통해서 체험하고 배우러 오는 곳이다.
때론 불편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면
마음의 편안해지기도 하는 곳이다.
왜냐면 상대적 빈곤감이 아닌 절대적 빈곤감을 받아들일 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오히려 여유로워진다고나 할까~! 몽골은 그런 체험을 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그리고 나를 내려놓고 비우고 포기할 것은 빠르게 포기하도록 도와준다. 스마트폰 중증인 환자들은 충전도 와이파이도 안 되는 이곳에 오면 자연 눈은 밖으로 향하면서 옆에 사람을 더 관심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와이파이 중독에서 벗어나기에도 좋다고 본다.
관광지 게르촌이 아니라 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민박 가정집 게르에 묵은 것은 행운이었다. 여행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나에게 그들의 삶을 가까이 밀착해서 볼 수 있는 행운을 주었으니!
나는 이미 앞서 3 스탄 국 보름일정을 하면서 이런 식의 전기, 와이파이 단절된 게르 체험이 이번이 5번째인 듯했다. 그러니 견딜만하고 또 그러려니 하면서 근본 중요한 것은 이런 물과 전기가 귀한 곳에서도 웃으며 느긋이 감내하며 살아가는 그들을 보는 것이 내 여행의 진정한 가치요 의미라 여기고 있었다.
불편은 하지만 이런 게르형 숙소가 몽골스러워 더 좋고 한 삼일 연달아 체험하면 기억에 더 남아서 좋다.
그를 위해 몽골로 떠나왔으니 하루이틀 와이파이 디톡스도 하며 초원을 느끼고 갈 수 있기에 일반 호텔보다 더 좋다 본다.
민박 게르에서 처음 우릴 맞이한 것은 요정 같은 몽골꼬마 아가씨였다.
호기심반, 경계반으로 빼꼼히 쳐다보다 도망가는 아이를 나는 오천 투그릭 주고 꼬셨다 ㅎㅎ
사진작가를 지망하는 내 룸메는 아이들을 보자 웬 횡재냐는 식으로 연신 카메라를 갖다 댄다.
아이들이 있는 젊은 부부 덕분에 마치 몽골 가정방문을 한 거 마냥 푸근하고 따스한 일박 이 일이 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말을 몰아오고 하루준비를 하는 게르의 젊은 가장
혼자서도 흙장난을 하며 잘 노는 아이를 사진 찍는 룸메와 아이를 찍어봤다 ㅎㅎ
이튿날 룸메는 일찌감치 저 멀리 미니사막으로 사진찍어러 가고 자고 있는 내 귀에 아이들 우는 소리가 들렸다. 한참을 그러기에 나가보니 발가쟁이 두 아이가 게르 앞에서 목 놓아 울고 있다. 울다가 여자아이는 오줌만 누고 게르 안으로 쏙 들어가고 오빠는 더 서럽게 울었다. 그러다 저 멀리 화장실에서 엄마가 나오니 울음을 뚝 그친다. 그리고 쏜살같이 달려가서 품에 안긴다. 몸매도 미소도 곱기만 한 28살짜리 엄마는 믿기지 않게도 이전에는 유도, 씨름선수였다는데 아들을 번쩍 들어 안고 게르로 들어간다.
잠시 후 곱게 몽골 전통옷을 갈아입은 엄마는 아이 손을 잡고 우유를 짤 바케스를 들고 걸어간다. 우리 일행들이 처음 젊은 엄마를 보았을 때 수줍던 미소가 이뻐서 다들 이쁘다 칭찬을 하니 화장도 살짝 하고 옷도 자주 갈아입고 나오니 일행들이 서로 누구에게 잘 보이려 그럴까? 하며 웃으며 농담을 하는데 나는 동갑내기인 남편이 신경 쓰여 그런 말 하지 말라 했다.
모든 사람에게 이뻐 보이고 싶은 여자 마음은 늙어나 젊으나 다 같은데 이제 겨우 28살짜리 어린 엄마니 오죽할까! 하면서.
부부가 초등학교 동창 친구라서 같은 마을에서 자라서 결혼을 했다 한다. 몽골 가정의 평균아이수가 3명이라 해서 부럽다며 하나 더 낳으라고 말하니 아이아빠가 이번 여름시즌에 돈 많이 벌면 게르 하나 더 지어서 그리할 거라고 한다. 부디 그리되길 바란다며 나도 진심으로 기원해 주었다. 더 넓은 초원에 맨발로 장난감도 없이 자연 속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건강한 모습이 무엇보다 귀하고 보기 좋았다.
지금 몽골에서 게르생활하는 사람들은 인구의 30%가 좀 넘는다 한다.
한반도 면적 7.4배 남한 14배의 면적의 나라에서 인구는 350만 밖에 안 되는 나라다. 그중 수도 울란바토르에 인구의 절반 격인 160만 명이 거주하니 아파트 거주비율이 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이나 초원에서는 여전히 게르에 거주한다.
보통 한 가구가 3채의 게르를 소유하는데 부모와 아이들용 그리고 창고용으로 구분하여 사용한다. 이동을 위하여 게르를 철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1시간 반정도이고 설치하는 시간은 3시간 정도라니 정말 편리한 가옥형태다.
유목생활은 이동을 말한다. 몽골인의 유목은 가축을 먹이는 물과 풀을 따라 이동하면서 이뤄진다.
보통 이동은 주로 반경 40km 내외에서 이뤄지는데 개인의 목초지는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묵시적인 약속에 의해 정해진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여름은 풀이 무성히 자라 가축을 배불리 먹이고 살찌울 수 있어서 가까운 거리에서 자주 이동하면서 먹이지만 8월부터는 길고 혹독한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건초를 장만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충분한 양의 건초를 준비하지 않으면 추위와 굶주림으로 가축들이 생존의 위험에 빠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머물던 민박집도 마찬가지였지만 게르의 화장실은 보통 게르와 좀 떨어진 벌판 귀퉁이에 있다. 구덩이를 파서 볼일을 보는 정도이고 양철문과 칸막이로 되어있는 곳이 많은데 냄새가 심하면 나는 양철문을 살짝 열어두고 볼 일을 보기도 했다.
여행할 때 젤 고역이 바쁜 큰 볼일인데~~ 아침에 벌판 화장실을 일행 샘이 먼저 들어가시기에 아이쿠우 한발 늦었구나 하는데~~ 웬 파리떼가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금방 나오신다 ~~~ 나는 다행이다 싶어서 얼른 들어가서 편히 볼일을 본다~~ 냄새와 파리로 문은 대충 열고서~~!
입으로 먹고 들어간 만큼 나와야 하는 이 단순한 이치와 진리;
우린 먹은 만큼 내 보내야 한다~~
그래야 살고 시원한 이 진리를 모르고서~
세상에는 그냥 삼키고 내 보내지 않고
가둘 줄 만 아는 무지렁이들도 많다.
얼굴을 반쯤만 내민 호기심과 경계의 그 사이 ㅎㅎ 보기좋은 두 마리가 아니다. 실은 발이 묶여있다. 남들 보기 좋게 사는 윈도우 부부가 연상된다~~ 어쩔 수 없이 풀을 먹기 위해 묶인 관계 -_-~~똘망한 아이의 두 눈이 예쁘다. 우리가 타고 갈 낙타들이 와서 기다리고 있다 사막의 일몰을 보러 내가 타고 갈 쌍봉낙타~*^^* 사막의 일몰 비가 흩뿌리는데 점심을 먹은 강변의 초원 동생이 오줌 눈 자국 옆에서 울던 오빠가 엄마를 보고 달려간다. 초원의 화장실 -푸세식이 아닌 구덩이를 판 곳이고 휴지 버리는 통도 따로 가져다 두었다. 살찌우려고? 곧 있을 7월 나담축제 준비때문일까, 달리지못하게 발을 묶어 둔것이 애처럽다... 둘이 노끈을 채찍처럼 해서 발전기를 말을 때리듯 하고 논다 ㅎㅎ
손잡고 수테차를 끓일 생유를 가지러 가는 엄마와 아이들 뒷모습이 아름답다 이 가족의 행복한 미소가 늘 함께 하길~~~!* 양과 염소를 8대 1 비율로 섞어둔다. 양은 눈이 나빠 집도 못 찾고 맛있는 풀도 모르니 눈 밝고 영리한 염소가 앞장서고 순한 양들은 염소를 따라다니게 한다 발이 묶인 말은 마치 내가 여행 못 갔을 때 마냥 답답하다
초원의 아이는 계속 맨발이다. 장난 감 없이 혼자서도 잘 놀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