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말투, 혹시 나도?

― 통제형 말투 자가 진단 & 고치는 법

by 유창한 언변
숨 막히게 만들고 있지는 않나요?


 말을 잘하고 싶다는 바람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잘 말하려던 노력’이 오히려 관계를 답답하게 만들기도 한다.


 말이 틀린 건 아닌데, 상대는 자꾸 움츠러들고, 대화는 자주 끊긴다. 나는 그냥 도와주려 한 건데, 상대는 피곤해하고 서운해한다.


 혹시, 내 말에 ‘통제 욕구’가 스며든 건 아닐까 의문스럽다면, 이 글을 통해 ‘통제형 말투’인지 스스로 진단해보고, 그것을 바꾸는 실전 전략까지 알아보자.


1. 통제형 말투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다음 문항 중 5개 이상 해당된다면, 당신의 말은 상대를 숨 막히게 하는 통제형에 해당한다.


- 조언을 안 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 “난 그냥 조언해준 건데 왜 기분 나빠하지?” 싶은 적이 많다.

- 말하는 중간에 상대가 내 생각과 다르면 바로잡고 싶어진다.

- 대화를 할 때 결론을 명확하게 내야 속이 시원하다.

- 내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자주 있다.

- 감정에 치우친 말보다 이성적인 설명이 더 낫다고 믿는다.

- 상대가 우유부단할 때 답답해서 “그냥 이렇게 해”라고 말해본 적이 있다.

- “그건 좀 아니지” 같은 말을 자주 하게 된다.

- 누군가가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쉽게 실망하거나 짜증이 난다.

- “나는 너를 위해서 말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


2. 통제형 말투의 특징 7가지


1. 단정적인 금지어를 자주 쓴다


 “그건 아니지.”, “이건 절대 안 돼.”
 자신도 모르게 대화를 흑백 논리로 끌고 간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이 무조건 맞다는 태도에, 상대방 또한 본인만의 생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하게 된다. 어차피 말 해봤자 언쟁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니, 그냥 참고 말자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2. 선택지를 주는 척하며 정답을 유도한다


 “하고 싶은 대로 해. 근데 이게 낫긴 하지.”
 상대에게 자유를 준 듯하지만, 사실상 이미 결론을 정해놨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내가 절대 강요한 것이 아니고, 너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라는 상호 간의 확신을 받기 위해서이다. 혹시라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쏟아질 원망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고, 책임을 면탈할 구멍을 찾기 위한 여지를 남겨놓는 말이다.


3. 경험을 근거로 위계를 만든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건 초보 때나 하는 거야.”
 자신의 방식이 더 낫다는 신호를 은근히 준다. 결국 내 말이 맞으니, 내 방식대로 하라는 말을 자신의 경험을 앞세워 은근히 강요하는 것이다.


4. “걱정돼서 그래”라고 말한다


겉으로는 배려와 사랑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상대의 선택을 간접적으로 제한하고 방향을 유도하는 말투이다.


예시: “그렇게 결정하면 너 후회할까 봐 걱정돼.”, “내가 널 알아서 그래, 넌 그거 하면 분명 힘들어질 거야.”, “난 네가 좀 더 안전한 길을 갔으면 좋겠어.”


‘널 생각해서 말하는 거야’라는 포장은 관계 안에서의 불평등한 힘의 배분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5. 질문보다 판단이 먼저 나온다


 “말 돌리지 말고, 그냥 말해.”
 상대의 표현 방식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의견에 대한 반박을 칼 차단한다.


6. 자주 정리하고, 결론을 내려고 한다


 “결국 이 얘긴 거잖아.”, “그래서 뭐가 하고 싶은 건데?”
 대화의 끝맺음을 주도하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3. 왜 이런 말투가 생길까?


 통제형 말투는 흔히 ‘지배욕’으로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불안을 다루는 방식이다. 상대가 나와 다른 방향으로 갈까 봐, 틀릴까 봐, 혹은 나를 떠날까 봐. 불확실성을 견디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말로 관계의 틀을 만들어 안정감을 얻는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보다 ‘논리’나 ‘방식’으로 감정을 조율하려는 경향도 통제형 말투의 기저에 있다. 결국 이 말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말의 갑옷’일 수 있다. 


4. 통제형 말투, 이렇게 고쳐보자

1. 조언을 하기 전, “듣고만 있을게” 연습하기

 상대가 말할 때 끼어들지 않고, “응, 계속 말해봐”라고만 해보자.
 조언 욕구를 억제하는 건 말투 교정의 첫 번째 훈련이다.


2. 내 생각 앞에 ‘나는’ 붙이기
 “그건 아니지” 대신 “나는 그렇게는 잘 못하겠어”
 자기 경험을 기준으로 말하는 대신, 상대의 입장을 함께 열어두는 말하기.


3. 질문으로 되돌리기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어?”
 “어떤 방식이 너한테 제일 편할까?”
 대화를 통제하는 게 아니라, 탐색하고 열어두는 말의 구조로 전환한다.


4. 결론 대신 여백 남기기
 “내 생각은 이렇지만, 너는 어떻게 생각해?”
 말을 정리하려는 욕구를 줄이고, 상대의 판단을 존중하는 습관을 들인다.


5. 감정도 말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상대가 감정적으로 말할 때, “그럴 수 있지”라는 말 한마디를 붙여보자.
 이성적 설명보다, 공감의 리듬이 말의 온도를 바꾼다.



5. 나도 편안하고, 상대도 자유로운 말투로

 말은 관계의 주도권을 잡는 도구가 아니다. 말의 힘은 통제가 아니라 허용에서 온다. 숨 막히는 말 대신, 숨 쉬게 해주는 말을 배우고 싶다면 먼저 내 말에 얼마나 여백이 있는지를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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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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