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문구를 보면 때로 의문이 든다. 분명 좋은 말인데, 어떻게 해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적은 글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애매하고 뭉뚱그린, ‘좋아 보이는’ 말들만 번지르르하게 쓰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대로, 극도로 자기 자신을 싫어하는 글을 읽다 보면 자기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구나- 싶다. 자신에게 실망한다는 것, 실망할 것이 남아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자기혐오와 자기애는 앞뒤로 맞물린 종이 한 장 차이라서, 지나가는 바람에도 휙 흔들리기 마련이다. 나를 너무 사랑하게 되면, 결국 나를 싫어하게 된다. 나를 너무 싫어하는 것은, 나를 결국 사랑하는 것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나는 나를 조금 덜 사랑하려 하고 있다. 한 발짝 뒤로 떨어져서, 관조의 안경을 쓰고, 타인을 대하듯 때로는 관용도 부려가며 나라는 사람을 바라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