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처음엔 모두가 신기해했다.
말 한 마디로 문서가 정리되고,
10분 안에 기획안이 뚝딱 나오는 걸 보면서 팀원들은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나도 그랬다. 이건 게임 체인저다 싶었다.
그렇게 AI를 본격적으로 조직에 도입했다.
근데, 얼마 안 가서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회의 시간에 말을 아끼는 사람들이 생겼다.
어쩌다 회의록 정리가 AI로 대체되면서부터였다.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기록이 다 남으니까.
괜히 실수하면 찍히는 거 아니냐는 불안이 퍼졌다. 말 그대로, '기록 공포증'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AI가 문서를 너무 잘 쓰니까, 오히려 팀원들이 손을 놓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AI가 다 해주겠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책임을 미루는 분위기가 됐다.
그때 깨달았다. 도구는 좋아졌는데, 사람은 위축되고 있다는 걸.
AI 도입의 첫 번째 부작용은 '자율성 마비'다.
뭔가를 스스로 해보기보다, 'AI가 해줄 거야'라는 수동적인 태도가 퍼진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기록 공포증'.
논의와 판단의 흔적이 투명하게 드러나면서, 오히려 말문을 닫게 되는 현상이다.
나는 그걸 'AI 연착륙 실패'라고 생각했다.
신기술이 조직 문화를 덮어버리는 상황. 도입은 했지만 정착은 못 한 상태.
이걸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아주 간단하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원칙을 다시 세우는 거다.
우린 그 이후부터 바꿨다.
회의록을 정리할 땐 실명이 아니라 맥락 중심으로 정리하게 했고,
AI 초안이 나와도 반드시 사람이 마지막 손질을 하게 했다.
기획안 첫 페이지엔 항상 'AI 활용 비율'을 적게 했다.
그랬더니 다시 말이 살아났다. 생각도 돌아왔다.
AI는 도구다. 조직의 두뇌가 될 순 없다.
방향을 잡는 건 여전히 사람이고,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결국 리더다.
우리가 그걸 까먹고 있었다.
기술은 언제나 먼저 온다. 하지만 사람은, 기다려줘야 한다.
AI 연착륙? 답은 그거 하나다.
"기다려라. 그리고 같이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