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던 길던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안의 깊고 깊은 우물로 매일 들어가 그 속의 맑은 샘물을 찾아내야 하는 것. 그리고 그 짓을 매일매일 반복해야 하는 것. 그렇게 반복의 노동질로 수월하게 우물에 도착하게 되면 비로소 영감과 몰입의 과정 속에서 나만의 이야기 샘물이 써지게 된다는 것.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에 의하면 말이다.(에세이 몇 권만 읽고 어지간히 우려먹는다)
아무튼 매일 읽고, 매일 개미 코꾸녕만큼이라도
쓰다 보니 이제 조금은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앉아서 읽고 쓰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오늘은 오전시간을 몽땅 옷을 보러 다녔다.(필수적인 이유가 있었다) 이제는 흥미가 없어진 쇼핑을 무언가에 쫓기듯 하려니 옷이 옷이 아니라 수능시험지처럼 보였다. 어렵다... 감 떨어졌구나...
어쨌든 또다시 쇼핑을 막기 위해 처절하게 임무를 완성했고 다행히 오늘도 또 한 번의 우물질을 위해 쓴다. 옷에 대한 감이야 원래 없었던 것 같아 아쉬울 게 없지만 글에 대한 감은 김희애씨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