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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진 Dec 11. 2023

내가느낀 일본사는 한국인들의  공통점


한국에서도 폐쇄적인 인간관계를 자랑했던 나였다. 하지만 여기가 어딘가. 무늬만 비슷할 뿐 내뱉는 말부터 가치관까지 상극이라는 바다 건너 일본 아닌가. 살아남아야 했다. 본능적으로 한국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그 힘은 천주교(비록 날라리지만)인인 내가 교회에 매주 출석하는 위엄을 자랑했다. 물론 내가 오기 전 남편이 터를 깔아놓은 교회였지만 난 어떠한 토를 달지도 않고 열심히 교회를 나갔다. 일본생활의 동아줄이 되어줄 것이라는 본능적인 느낌으로.


30~40명의 한국인들이 다니는 그곳은 교회라기보다는 하나의 든든한 소규모 공동체 같은 느낌이었다. 같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밥을 지어먹으며 한 주간의 소소한 일상들을 나눈다. 어떤 가정의  슬픈 일은 걱정과 위로로 나누고 어떤 가정의 기쁜 소식은 행복과 축복으로 나눈다. 무엇이든 나눈다는 것의 소중함은 한국과 체감이 다르다. 좀 더 촘촘하고 끈끈하다.


내가 교회에서 만난 분들은 대체적으로 밝고 활기찼다. 무엇이든 빼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신다. 도와주고 협력하는 것들이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럽다. 웃는 얼굴과 개그코드는 기본장착이다. 힘든 일도, 놀랄 일도, 일상도 깔깔대는 유머로 승화시킨다.

또 음식솜씨는 어찌나 다들 좋으신지 진심 한국보다 더 맛있는 맛에 놀란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잡채, 고등어조림, 오징어초무침, 육개장, 김밥, 된장국.... 메뉴들도 어찌나 한국적인지... 나는 교회음식들을 먹고서야 일본에서도 한국보다 더한 한국의 맛을 즐기는게 가능함을 알았다.(솔직히 고백하자면 남편은  음식맛에 홀려 교회에 개근하고 있다.)



그들은 강인하다. 밝다. 적극적이다. 긍정적이다. 미소장착은 베이스다. 딱히 모난 성격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왜 그들을 보며 공통적으로 이 느낌이 떠오를까.


한국이라는 엄마품을 떠나 낯선 땅에서 적응하며 삶을 살아내야 하는 이민자의 삶. 그런 삶 속에서 강인함과 긍정적인 마인드는 선택조차 사치이지 않았을까. 또한 강인함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장착된 삶은 다른 좋은 에너지까지 낳았을 것이다. 마치 지금의 내가 한국에서의 철딱서니 없던 모습을 버리고 스스로 변신하는 변신로봇이 기꺼이 되고자 한 것처럼.



인간은 어디까지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인간은 얼마나 환경에 취약한 동물인가.


자신들도 모르게 강인하고 밝게 승화시킨 멋진 모습에, 엿보이는 세월의 고단함에 왠지 모르게 뜨거운 박수가 나온다.


(일본생활 초보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임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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