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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회사원 Jun 19. 2022

회식과 소속감의 상관 관계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나니 회식이 많아졌다. 그간 소통이 부족했다, 휴직에서 돌아왔다, 간만에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 등 갖가지 이유를 들어 회식 및 모임이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3년 만에 팀 전체 회식을 했다. 팀원 9명에 담당 임원 1명까지 총 10명이 거나하게 술에 취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약간의 업된 상태에서 1차를 무사히 마쳤다. 눈치 빠른 상무님은 곧바로 집으로 가셨고, 팀장님 역시 평소와는 달리 택시를 타고 일찍 집으로 갔다.      


팀 내 두 번째 서열(?)인 나. 간만의 회식에 2차를 가서 평소엔 하지 못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나이 차이가 꽤 나는 (8살에서 14살까지) 후배들 눈치가 보여 평소엔 잘 타지도 않던 택시를 불러 쿨한 척 집으로 향했다.      

<회식은 역시 삼겹살>


당연하다는 듯이 잘 가라 인사하는 후배들도 있고, 아쉽다 표현하는 후배 녀석도 있어 (물론 말로만 그랬을 거로 생각한다) 그들이 평소에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자제하고 있지만 소싯적 회식 꽤 하고 다녔기에 붙잡지도 않는 후배들에 서운한 마음도 있었고(평소에 내가 잘해준 것만 생각난다), 한편으론 자리를 비켜 주는 게 맞는 거라 생각하며 택시에 올랐다.      




반면 친한 동료들과의 저녁 시간은 비즈니스 관계도 아니고, 눈치보는 일도 없어 즐겁다. 서로 가정이 있고, 회사생활이 바쁘기에 자주는 못 하지만 종종 그런 모임을 하려 노력한다. 마음 놓고 수다를 떨 수 있는 기회이며,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일 수 있어 참 편안하다.      


오히려 팀원들 보다는 이들에게서 소속감을 느낀다. 어떤 집단에 직접적으로 속해 있어야만 소속되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 정신적으로 의지하며 안정을 찾을 수 있고, 배울 수 있으며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 소속감을 느낀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과의 관계는 상황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언제나 변할 수 있으므로 사람에게 기대하지 말자 다짐하기도 한다. 얼마 전 회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배 둘이 상황에 의해 갈라져 서로 말도 안 하는 사이가 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속이 상한 적이 있다. 그로인해 내가 소속된 회사 내 친분 모임 하나가 깨지기도 했다.


소속감은 무리 지어 살고자 하는 인간에게 마음속 안정을 주기에 서로의 취향, 지역, 학벌 등을 사유로 사람들은 어떻게든 집단을 이루어 소속에 들고자 한다. 하지만 이 둘처럼 영원한 관계는 없다. 필요에 따라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며, 시간에 의해 잊혀지기도, 다시 찾기도 한다.     

<탄천 전경>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으면 인생이 편해진다. 요즘 내 소속감은 읽고 있는 책이 될 수도, 공부하고 있는 과정이 될 수도, 자주 산책하는 탄천이 될 수도 있다. 다른 이에게 기대하며 이리저리 휘둘리고 살기보단, 자신을 믿고 의지하며 내 인생의 칼자루를 쥐고 사는 편이 훨씬 자유로운 삶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회식과 소속감 간의 상관 관계는 아주 낮다. 회식을 하는 사람끼리 친해져 서로 소속감이 높아지는 것도, 안한다고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 순간일 뿐이다. 회식을 자주 하면 늘어나는건 축 처진 뱃살과 회식 후에 오는 마음속 공허함, 다음날 밀려드는 숙취이다.


순간의 욕구를 채우러(식욕, 취욕, 친밀욕 등) 회식장소로 향하기보단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읽고, 산책을 통해 사색을 하고, 내면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으며 내 스스로의 소속감을 증대시키고자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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