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의 가장 귀여운 점은 바로 꼬리흔들기이다. 강아지를 키우지 않지만, 오히려 살짝 무서워 하지만 꼬리를 좌우로 흔드는 강아지를 보면 감출 수 없는 귀여움에 내적 환호를 지른다.
'너무 귀여워!!'
반가운 사람을 만나거나 간식을 줄 때 열심히 흔들어대는 꼬리. 기쁨의 꼬리짓은 숨기지도 않고 거침없이 살랑살랑 흔들어댄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순수한 감정.
저렇게 반길 수가 있을까?
집 앞 공원을 산책하는데 강아지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강아지의 꼬리와 닮았다 하여 강아지풀이라 이름 붙은 풀.
저녁이 되자 제법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강아지 풀이 흔들흔들거렸다. 오동통 부들부들한 게 바람에 나부끼니 마치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는 것 같았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너도 그리 반가우냐?
훌쩍 다가온 가을이 나도 반갑다. 나에겐 꼬리가 없으니 무얼 흔들어 이 반가움을 표현해야 하나? 하늘을 향해 손이라도 흔들어야 하나? 색이 변해가는 나뭇잎을 향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춰야 하나?
아.. 사회적 체면이 있지. 열심히 흔들어댈 꼬리가 없으니 반가움을 그저 글로 쓸 수밖에.
내가 가장 애정하는 계절.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이 수그러들고 어딘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나는 바람이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