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하여(+살이 빠진다면 더더욱 좋고)
1차 디데이
오늘의 점심 ----
<무화과샐러드와 두부, 브로콜리 + 레몬수>
1. 잘 익은 무화과를 깨끗이 씻어 자른 다음
2. 위에 루꼴라를 넣고 그릭요거트를 올린다.
3. 올리브오일을 뿌려주고 소금, 후추를 톡톡톡.
4. 올리브오일에 두부와 브로콜리를 구워준다.
그리고 레몬수를 곁들여 천천히 먹는다. 맛과 단백질과 영양소에 포만감까지 가득한 점심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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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바디가 측정되는 체중계로 바꿨는데 결과가 무서워서 한동안 체중을 재지 못했었다. 그러다 부쩍 살이 더 찐 거 같은 불길한 예감에 체중계에 올랐다.
'측정완료'
불어나버린 체중도 체중이었지만 더 충격적인 건 인바디의 처참한 결과였다. 인바디의 측정값이 전체적으로 빨간불이었다. 부족, 심각, 주의 등으로 나타난 빨간불. 놀란 마음에 남편에게도 측정해 보라고 했다가 오히려 더 세게 뒤통수를 맞아버렸다.
남편은 모든 항목이 '보통, 정상'인 파란불이었다. 심지어 근육이라곤 없어 보이는데 근육량이나 단백질 체수분양 체지방률 모두 정상범주였다. 게다가 신체연령이 무려 30대였다 이럴 수가!
몸무게가 문제가 아니었다. 시험지에 빨간펜으로 쫙쫙 그어진 듯 빨간불로 가득한 인바디결과에 ㄴ큰 충격을 받았다. 살은 좀 쪘어도 기초체력이나 영양소가 균형 있게 있을 것이라는 마음은 그야말로 착각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건강해지기로 했다. 1차 디데이는 11월 건강검진이다. 일단은 체중감량부터!
그동안의 다이어트는 안 먹기를 전제로 하여 얼마 못 가 흐지부지 되거나 다이어트 보조제 섭취로 뺐더라도 다시 평상시로 돌아가면 요요가 오는 것을 반복했었다. 다이어트가 목표가 아니라 건강이 목표가 되었으니 이런 다이어트로는 절대 안 된다.
먹는 것을 가공식품이나 가공조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자연식으로 먹고 귀찮더라도 시간을 지켜 규칙적으로 먹고 많이 씹어 천천히 먹기로 했다.
식단을 알아보다 보니 자연스레 건강한 식단 조리법에 대해 정보를 알게 되었다.
혈당을 올리지 않는 조리법, 더 건강한 저당소스, 단백질을 높이는 식단, 다이어트가 아니더라도 평생 먹을 수 있는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레시피들이 무궁무진 했다.
이런저런 레시피들을 따라먹어보니 맛도 좋았고 포만감도 있었고 무엇보다 무작정 굶거나 참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운동을 시작했다. 모임의 지인이 알려준 홈트를 시작했다. 사실 몇 달 전 시작했지만 매일 해야지 해놓고 또 흐지부지 되었었는데 다시 시작했다.
"운동으로 몸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긍정적인 생각과 생활, 인생이 바뀐다"라고 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 스트레스받지 말고 혹시 오늘 못했으면 내일은 꼭 하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남편과 종종 저녁에 집 앞 공원을 산책했었는데 공원에 러닝을 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요즘 몸에 비해 배가 나왔다며 고민하던 남편이 " 나도 뛸까?" 하더니 다음날부터 뛰기 시작했다. 러닝이라니.. 자신이 없었던 나는 남편이 뛸 때 걸었다. 그러다 '나도 한번 뛰어볼까? ' 하는 생각에 한 바퀴 같이 뛰고 걷고 뛰고를 번갈아가며 했다.
그렇게 저녁 먹고 러닝을 한 지 2주. 점점 내 페이스를 찾아갔다. 뛰는 동안 발바닥에 느껴지는 감각과 호흡에 집중하며 풀벌레소리를 들으며 어느새 선선해진 바람을 느꼈다.
가기 귀찮은 날도 있었지만 어찌어찌 나가서 헉헉 대며 뛰고 걷고를 했다. 나 혼자 하는 거였으면 벌써 흐지부지 되었을 것이다. 뛰다가도 멈추고 싶었지만 같이 뛰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생각으로 뛰고 있었다. 여전히 뛰러 나가는 일이 귀찮고 또 땀나게 운동한 뒤에도 남편은 "개운하다, 몸이 풀린다" 며 좋아했는데 난 힘들다는 생각뿐이다. 언제쯤 운동에 재미를 느끼는 날이 올까? 일단은 생각보단 실천이다.
그리고 며칠 전 드디어 파란불 하나가 떴다. 파란불 하나로 희망이 생겼다.
'잘하고 있구나!'
포기하지 말고 내 몸에 좀 더 관심을 갖자.
건강한 자연식위주의 식사를 하고 군것질 거리를 멀리하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 몸도 마음도 건강하도록.
건강해진다는 것. (물론 살이 빠지면 더 더 좋고) 그건 나를 조금 더 보살핀다는 의미도 된다. 이렇게 될 때까지 나를 방치했다니.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니.. 나 자신을 돌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누구와의 경쟁도 아니고 나 자신과의 싸움도 아니다. 나 자신은 잘 가꾸고 사랑해야 할 존재이지 싸움의 대상이 아니다.
나를 아껴주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겠다. 아직은 티가 나지 않지만 하루하루가 쌓여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자연스럽게 변화하길 바라본다. 파라불이 하나둘씩 번져 건강한 인바디의 성적표를 받을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