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할래?"
각자 다른 하루를 보내고 함께 하는 시간.
밤 산책은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이다.
어느새 따뜻해져서 얇은 가디건만 걸치고 집앞 공원으로 향한다. 매일 지나다니는 공원. 낮과 밤의 모습이 사뭇 달라 새롭다.
산책로의 꼬마 등불은 예쁜 색의 꽃대신 빛을 내었다. 하루종일 올려다 보지 않았던 하늘도 그제야 쳐다보며 달을 찾는다.
'오늘은 보름달이네~ 아, 별이다!' 가끔 볼 수 있는 별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든다. 별인지 비행기 불빛인지 헷갈리지만 까만 하늘에 빛나고 있는 것은 무엇이든간에 아름답다.
낮엔 구름이 예쁜 파란 하늘이 좋다면 밤엔 부드러운 달과 반짝이는 별이 있는 하늘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집 앞 공원에는 저녁에도 사람들이 많다. 잠옷 바람으로 나온 아이부터 손잡고 다정히 걷는 연인들, 운동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그 속에서 우리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책을 한다.
평소엔 잘 하지 않는 회사얘기도 하고 별일 없는 내 일상얘기도 하고 함께 보는 tv프로그램얘기도 하며 느린 발걸음 맞춰 걷는 산책길.
매일 비슷한 그저그런 하루끝
은은히 비추는 가로등 불빛 아래를 지나며
밤산책은 그렇게 조금은 다정한 우리가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