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ONE DAY

가을 에세이

by 정주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그대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워요~~~♪


아침 출근길 가을을 담뿍 담은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비록 "아침 햇살에 비친" 아침은 아니지만 나름 운치 있는 가을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비 맞은 녹음은 톤업이라도 한 듯 한층 더 싱그러웠고 코 끝을 지나는 바람은 청량한 내음으로 서둘러 다가온 듯 오랜만의 익숙함이다


곡식과 과일의 무르익음을 위해 뜨겁게 내달려 왔던 지난여름을 이제는 거둬야 할 계절이다

여름이라는 결실을 마주하기 위한 잔잔하고 소소한 맞이 인사쯤으로 비는 차분하다

이런 가을 인사가 반갑기도 하지만 조금은 느리게 지나길 소망한다

고추잠자리 날고 코스모스가 낭창거릴 즈음 가을걷이도 끝이 나겠지?

그러면 바스락 거리는 낙엽에서 진한 커피 향이 나듯 가을을 타다가 차가워진 서릿발에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할 것이다

생각의 끝에서 시나브로 오기 시작한 가을의 안녕에 벌써부터 조바심을 내 보인다


가을의 낭만을 붓끝으로 그려본다

브라운톤의 원목의자에 소복이 내려앉은 낙엽, 그리고 한 잔의 에스프레소와 한 권의 책.

한 줌 햇살이 든 건조한 다락방에 깔린 폭신한 목화솜 이불의 촉감과 그 공간감이 주던 아늑함

이 계절의 낭만과 여유로움이 가득한 풍경. 붓 끝으로 그려낸 가을 자리다

딱 여기까지 책갈피를 꽂아둔다. 그리고 내년 이 맘 때쯤 다시 펼쳐 볼 것이다


바람에 묻어온 가을의 경계에 선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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