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52
최강 한파. 북극한파로 패딩 속으로 찬 바람이 스며든다.
아침 최저기온은 -15, 체감온도는 -19도였다.
창문이 얼었다. 결로 현상으로 비가 내리는 듯한 풍경을 지켜봤다.
참. 춥다는 말 밖에는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남쪽 울산은 어떨까?
울산 날씨는 -5도였다. 최저기온이 수도권과 무려 10도 차이가 났다.
생각해 보니, 울산에서 3번의 겨울을 보내면서 크게 춥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세찬 겨울바람이 아예 없는 무풍지대는 아니었어도 상대적으로 살기 좋은 따뜻한 남쪽나라였다.
울산광역시
한반도에서 연중 가장 온난한 지역 중 하나이다. 광주, 목포 등 위도가 비슷하거나 살짝 아래인 서쪽 지방과 비교해도 북서풍을 막아주는 소백산맥과 동해의 높은 비열로 인해 겨울에 덜 추운 편이고 연교차도 적다.
겨울이 온난해서 눈이 잘 안 오는 지역이다. 다만, 2010년대에 들어 기상이변으로 인해 눈 내리는 해가 갑자기 많아지기는 하였으나 원래라면 눈이 아예 오지 않는 해도 종종 있을 만큼 눈 보기가 쉽지 않은 지역이고 눈이 온다고 해도 쌓일 만큼 오는 경우도 드물다.
출처 : https://namu.wiki/w/울산광역시
미국도, 중국도 아닌, 좁은 국토면적을 가진 우리나라에서도 기온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울산에 살면서 피부로 느꼈다. 병원 진료를 갈 때면 항상 여행자처럼 서울의 날씨를 확인하고, 단단히 무장한 뒤 기차를 탔고, 난방이 잘 되는 병원에 들어서면, 의지하던 패딩이 짐스럽게 느껴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울산에서 눈을 본다는 것 드문 일이었다. 내 기억 속 울산에는 2021년 새해 초에 눈이 한 번 내렸다.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렸다는 뉴스가 한창일 때, 간밤에 슬쩍 내린 눈을 보고 딸아이가 좋아라 했었다. 놀이터에 쌓인 것도 아니고 슬쩍 내려앉았던 그 눈을 만져보고 좋아했었다.
날도 춥고, 경기도로 이사 온 지 다음 주면 1년이 되어 나도 모르게 울산이 생각났다. 울산에서의 좋은 기억들이 내 장기기억 속에 하나둘씩 차곡차곡 쌓여있다가 가끔씩 존재감을 드러낸다. 오늘 같이 추운 날, 겨울에 핀 빨간 동백꽃도 생각나고, 태화강 십리대숲에 푸르게 서 있는 대나무도 생각난다.
날씨와 풍경으로 나에게 큰 위로와 힘을 줬던 고마웠던 울산아, 잘 지내지?
오늘 오래간만에 너의 안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