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단상으로 글쓰기 습관 375
드디어 결심했다!
다시 아파트 커뮤니티에 가서 운동할 결심.
입주초에 운동이랍시고 일주일에 서너 번 아파트 헬스장에 다녔다.
워낙 운동과 안 친하다 보니 거기까지 가는데도 나름 용기 한주먹이 필요했다. 지하 주차장을 통과해 헬스장에 들어가 초보자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빨리 걷기, 가끔 뛰기, 자전거 타기를 주로 하면서 1년 정도 다녔다고 말할 정도였다. 우습지만.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주변을 관찰하기 위해 답답한 헬스장은 되도록 멀리 했다.
울산에서 다시 돌아왔어도 선뜻 발걸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거의 매일 7 천보 정도는 걷는데 굳이 거기까지 가야 할까 싶기도 하고,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봐 신경이 쓰였다. 다만, 이용여부와 상관없이 만원이 매월 관리비에 포함되어 있어 아까웠다. 10분이라도 이용해야지 하는 마음을 먹었다 잊었다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3년이 지나서야 움직였다.
이것도 계기가 있었다.
소소한 사건 없이는 움직이지 않는 나약한 인간임에 틀림없다고 스스로를 박하게 평가하다가 하면 됐지라는 토닥토닥모드로 바꿨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연초부터 넘어졌다가 살만해지니 허리가 갑작스레 아팠다. 파스를 붙이면서 버티다 참을 수 없어 병원에 갔다. 나이 50이라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전 겁을 주려는 건지, 철저한 준비를 시키려는 건지, 유독 몸과 마음이 따로 노는 것 같았다. 디스크가 아니라는 검사 결과에 졸았던 마음은 펴졌지만, 이 상태로 가다간 꼬부랑 할머니처럼 서서히 변해갈 거라는 충격적인 의사의 말에 마음이 다급해졌다. 코어 근육을 비롯해 몸에 근육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고개를 못 들 정도의 부끄러운 평가를 받고 도수치료와 운동치료를 시작했다.
코어 근육.
코어란 말은 수없이 들었다. 허리, 골반, 엉덩이를 연결하여 몸의 중심인 척추를 둘러싼 근육들을 말한다. 듣기만 했지 아직 내 몸과는 담을 쌓고 있나 싶었다. 지난 3년간 아플 때를 제외하고 나름 한다고 했던 근력운동에 너무 큰 기대를 했나 싶을 정도로 처참한 평가를 받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할 순간이었다. 지난 한 달간 제대로 운동을 안 한 탓도 있지만, 평소 자세가 구부정하고, 허리를 편다는 게 배를 내미는 이상한 자세로 살아온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자세교정에 나섰다. 의식이 무섭긴 했다. 앉을 때 의자가 약간 멀리 있다고 생각하고 엉덩이를 뒤로 빼서 깊게 앉고, 서 있거나 걸을 때 배에 힘을 주고 배를 집어넣으려 애썼다. 일주일 넘게 내면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세 똑바로!
8년 만에 헬스장 문을 열었다. 낯설고 긴장한 마음으로 문을 당겼으나 처음엔 열리지 않았고, 얼굴 인식 후에 찰칵하며 밀렸다. 오후 시간이라 서너 명이 조용히 운동하고 있었다. 러닝머신, 천국의 계단, 실내자전거, 체스트 프레스, 레그 프레스 등등 여러 기구들로 가득 찬 곳을 잠깐 둘러본 후 어색하지만 익숙한 사람처럼 러닝머신 위에 올라섰다. 창가를 바라보고 놓인 트레드밀에서 천천히 걷다 속도를 5.7까지 올려 20분 걷기를 마쳤다. 5.5~5.7 어딘가 익숙한 속도가 기억났다.
천국의 계단이라는 스텝밀 두 대가 있었다. 천장을 뚫고 올라갈 것처럼 보이는 기구는 말로만 들었지 사실 처음 해 봤다. 8 레벨로 운동하는 사람 옆에서 초보인 나는 레벨 2로 시작했다. 무거운 다리를 천천히 옮기며 목표로 한 10분을 마쳤다. 하다 보면 속도도 힘도 쌓이겠지라는 희망을 품고 30분 운동하고 나왔다. 맛보기를 했으니 이 시간대에 와서 해도 되겠다는 확인을 한 셈이었다.
새로운 루틴을 추가했다. 커뮤니티 헬스장에 와서 1시간 운동하고 집에서 매트 깔고 브리지 자세나 무릎당기기, 버드독 자세를 하며 코어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천천히 꾸준하게 하다 보면 어느새 코어근육이 슬며시 자리 잡아 단단히 붙들어 주겠지라는 믿음으로 어색한 운동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사는 날까지 제발 튼튼하게 살고픈 욕심이 또다시 나를 움직인다. 마음먹고 눈뜨니 영상이든 책이든 도움 받을 곳이 너무 많다는 것 또한 새삼 깨닫는다. 중년의 건강을 위해 젊어서 안 하던 운동을 하느라 애쓴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