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왜 좋아해?

나의 운동 회고'록' (1)

by 웰메이드

나는 지금 건강에 '미쳤'다. 예전에는 웨이트만 내리 했다면 요즘은 주에 2대 3의 비율로 웨이트와 수영, 러닝을 섞어서 병행하고 있다.

건강한 생활에서 오는 가볍고 편안한 에너지가 생각을 맑게 해주는 게 좋다. 맑은 생각에서 오는 긍정적 에너지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힘든 날에도 달리기 한 번에 잊을 수 있는 깔끔한 효율성이 좋고, 헬스를 하며 느끼는 내 근육의 움직임이 기껍다.

하지만 원래부터 나는 운동을 좋아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내 모든 학창 시절을 통틀어서 나는 언제나 체육시간에 숨어있기 바쁜 학생이었으니까.

그런 내가 서른이 되고 운동에 미치게 된 이유가 뭐냐 하면 …




내 첫 운동의 기억은 유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1살이 되던 해, 엄마의 결단으로 이뤄진 중국유학을 홀로 가게 되었다. 정이 많고 떼가 많았기에 삭막한 대륙은 체질상 맞지 않았고 결국 나는 소심함과 예민함을 얻어 1년 만에 귀국을 하게 됐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청소년기의 출발을 꽤나 요란하게 시작했다. 사춘기가 왔고 일 년 동안 어색해진 친구들과는 대화가 어려워졌다. 제발 나오라고 방문을 두드리는 엄마의 외침을 등진 채 나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꽤 오래 그런 나를 참아준 엄마는 결국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무슨 꼬드김에 넘어갔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도 돈가스를 사준다거나 하셨을 것 같다. 그런 엄마의 꾐에 넘어가 나는 손목을 붙잡혀 집 앞 태권도장으로 끌려갔다.

처음 간 태권도장에는 정말 많은 아이들이 있었다. 모두가 신나 공을 차고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렀다. 나는 비글 같은 아이들의 에너지에 쫄아들었고 구석에 숨어있었다. 그런 내게 옆 검도관장님이 다가와 물었다. "얘 너는 동생보다 겁쟁이구나?" 아마 그런 말이었던 것 같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동생한테 지고는 못살았기에 저거 아니었으면 시작 안 했을 테니까.



소심쟁이 었던 나는 검도장에서 그리고 태권도장에서 친구를 사귀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이게 운동을 좋아하게 된 계기냐하면 아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운동하는 것보단 떡볶이와 빙수를 먹는 게 더 재밌었기에. 그 탓일까? 언제나 나는 통통한 아이였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자 통통한 볼살과 뱃살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래서 살을 빼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들을 시작했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많은 걸 해봤다. 당시 유행하던 아이유식단, 황제다이어트, 계란만 먹어보기 뭐 이런저런 것들을 하다 결국엔 1일 1식만 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덕분에 1층짜리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힘들어 헉헉대는 일상을 살게 됐다.

점점 건강은 망가져갔다. 식욕은 점점 커져 나는 밥 대신 마카롱을 먹었고 금세 찌는 살을 막기 위해 또 저녁을 굶었다. 배고프니 더더욱 움직이지 않았다. 친구들과 밖에서 술을 마실 때엔 안주를 집어먹지 않아 언젠가부터 위산이 역류하길 반복했고 만성 위염이 찾아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살'에 대해 참 불건강한 강박을 갖고 있었다.

이대로면 정말 일찍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 무작정 헬스장을 등록하러 갔다. 내 기준 가장 건강한 사람들이 많아 보이는 공간이었기 때문이었다. 헬스장을 등록하러 온 내게 트레이너는 등록이유를 물어봤다. "다이어트인가요?" "아뇨. 살려고요. 살려주세요!"

당시 막 입사한 나는 PT를 등록할 비용이 없었다. 러닝머신만 한 6개월 정도 탔나, 지겨워지기에 웨이트존에 기웃거리며 이것저것 건드려보았다. 매일 출석하며 자리에 앉아있는 트레이너들을 귀찮게 굴었다. 그걸 반복하자 어느샌가 트레이너들은 귀찮아하면서도 내 도움요청을 무시하지 않았다. 그분들의 도움과 유튜브를 통해 나는 웨이트실력을 꾸준히 늘려나갔다. 다칠 때도 있었으나, 매일 반복한 뒤 후들거리는 몸으로 집을 돌아가는 게 너무 보람차게 느껴졌다.

그러자 굶을 때와는 다른 색다른 배고픔이 찾아왔다. 이전에는 밥을 굶고 밤에 치킨전단지를 쳐다보며 입에 침이 마를 날이 없었는데, 운동에 미치니 팔이 후들거려 전단지 쳐다볼 힘도 없어 배고팠다. 누가 운동하면 살 빠진다고 했는데 살이 빠지는 게 맞기는 했다. 밤에 가면 야식 주워 먹을 힘도 없으니까 살이 빠지니까.

'만약 차려먹을 힘이 있다면 운동을 덜 한 걸 테다'는 생각을 하며 꼬박꼬박 가길 벌써 어언 5년. 더 이상 위장은 야밤에 울리지 않게 됐다. 야식과 간식으로 채우던 도파민을 운동에서 찾고 나니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게 됐다. 운동에 익숙해진 몸은 더 이상 같은 시간에 운동을 하지 않을 때 근질거리는 알람을 울려준다. 흔들리는 살들은 정돈이 되어 몸에 달라붙었고 이제는 숨이 차도록 활동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땀이 나는 걸 즐기고 발전해 나가는 몸이 기꺼워졌달까. 그렇게 나는 운동이 재밌어졌다.

후일담으로 저 때 내가 운동 알려달라고 귀찮게 했던 많은 트레이너 선생님들은 내가 당신들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뭐가 됐든 결과가 좋으면 장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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