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교과서

[프롤로그] '나다운 인생을 사는 방법'을 알고 싶나요?

by 꿈마

"내 장점과 특기를 말해 보시오."


'내 장점과 특기가 무엇인지 5분 동안 설명해 보시오.'

여러분이 만약 이 질문을 받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고민 없이, 지금 당장, 술술 대답을 하실 수 있나요?


학교에는 교육과정 중에 진로교육 시간이 있습니다. 나의 성격을 알아보기도 하고, 사라진 직업, 미래에 새로 생겨날 직업 같은 내용을 배우기도 하지요. 그때마다 학생들에게 써내라고 했던 것이 있는데요, 바로 나의 장점, 특기, 장래희망입니다. 아이들은 심각하게 한참을 고민합니다.

"제 장점이 뭔지 모르겠어요. 잘하는 게 뭔지 모르겠어요. 아직 장래희망이 없는데요?"

열에 한 둘은 잘하는 걸 알아도 쑥스러워 대놓고 쓰지 못하는 것이지만, 나머지는 정말 몰라서 연필만 들었다 놨다 하다가 말을 꺼내는 거지요.


오래전 이야기이지만, 학창 시절의 저도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학생특성기록부'라는 종이를 한 장 받아왔습니다. 선생님이 학생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기록지였지요. 거기에는 한자 이름, 본적, 주민번호, 지금도 잘 모르는 통반 주소, 가족 구성원, 가족들의 나이, 직업 같이 굳이 그게 필요할까 싶은 세세한 정보들을 기록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빈칸을 메우고 나면, 가장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장점, 특기를 쓰는 칸이었는데요, 도대체 쓸 말이 없었거든요. 오랜 고민을 하고 겨우 써낸 것은, 장점으로도, 특기로도 쓸 수 있는 무난했던 단어, '독서'였습니다. 엄청나게 독서를 좋아해서 쓴 것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딱히 증명할 것도, 증명할 수도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장래희망 칸도 그 당시 어른들이 좋은 직업이라 여기던 의사, 교사, 변호사 등을 돌려가면서 써냈지요. 그중에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어차피 정말 하고 싶은 게 있던 게 아니라면 차라리 대통령이라도 써볼 걸 그랬네요. 또 그럴 용기는 없었나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를 지나오면서도 나의 장점과 특기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일이 딱히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점수대로, 어른들 말씀대로 간 교대에서 공부를 마치고 초등교사라는 직업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인생의 후반전


돌이켜보면 우리는 '나에 대해 아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사람과 있으면 편안함을 느끼는지, 주로 어떤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인지 따로 공부할 기회가 있었나요? 어쩌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공부인데 말이에요.

"네 꿈을 이루려면 공부를 해야 해."

초등교사 시절, 아는 척하며 학생들에게 했던 말도 사실은 다 공허했지요. 나 스스로도 알지 못한 것을 가르칠 수는 없었으니까요.


40세가 되면서 저는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늦으면 안 될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어디인지도 알 수 없이 헤매고 떠다니던 물결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정말 '독서'가 필요해서, '나'라는 사람이 누군지 답을 찾고 싶어서 책을 읽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알아가는 중이지만 이젠 나다운 게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나'를 알고 나니 세상을 잘 살아가는 방법도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인생 교과서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크고 작은 시험을 치러왔습니다. 질문에 맞는 정답을 골라내어 자격증을, 학교를, 회사를 들어가고 통과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어떤가요?

'나는 누구인가?'

이 오래된 질문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아직도 여기에 대한 답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답을 찾는 방법이 없어서일까요? 만약 100점짜리 정답을 찾는 것이라면, 네, 답을 찾는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평생 답을 못 찾을 질문이지요.

하지만 꼭 100점이 아니라도 괜찮지 않을까요? 80점만 되어도 '우수'한 성적이니까요. 내가 누구인지 안다고 말하는 데는 80점으로도 충분합니다. 80점 정도의 답을 찾아내는 방법은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게 된 '나에 대해 아는 방법', '나다운 인생을 사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인생 교과서'라고 이름을 붙여보았는데요, 학교에서 이런 과목을 먼저 배웠다면 내 인생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이제라도 알게 된 저만의 방법들이 인생을 나답게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 모든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무지한 채 가르쳤던 저의 제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담아 이제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바다를 함께 헤쳐나가는 동료 탐험가로서, 이 이야기를 꼭 전해주고 싶어요.

'세상에 정답은 없어. 하지만 정답에 가까운 '나답게 사는 방법'은 있단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