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은?

[기본 편] 2. 인생을 바꾸는 행동, 선택

by 꿈마

아날로그 시대의 선택


우유배달처럼 집마다 신문이 배달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신문이 오면, 제일 먼저 펼쳤던 곳은 TV 편성표 페이지였습니다. 그때는 채널도 KBS, MBC, EBS, SBS(부산방송 PBC) 이 정도로 손에 꼽을 수 있었고, 모든 텔레비전 편성표가 신문 한 면에 실려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놓치면 안 될 프로그램을 형광펜으로 그어두는 것이 저의 낙이었지요.


명절이나 요즘 같은 연말에는 특별 편성 프로그램도 많았습니다. 저는 주로 <명화극장> 같은 영화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주말 밤을 기다리곤 했지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벽까지 보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마지막 대사에 뭔지 모를 먹먹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몇 안 되는 선택권이 TV프로그램만큼은 '내가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고, 해당 시간을 기다리는 기쁨과 설렘이 있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선택


이제는 채널도 경쟁하듯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리모컨 채널을 올리다 보면 처음 보는 채널이 끝도 없이 계속 나옵니다. 넷플릭스만 해도 영화, 애니메이션, 예능, 드라마가 하루에 수없이 쏟아지지요.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형광펜 줄을 그으며 놓치지 않고 봐야지 하던 저의 의지가 넷플릭스에서는 발휘가 되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생각과, 이렇게 많은데 하나쯤은 볼 게 있겠지 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프로그램이 많은 만큼 선택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뭐 보지? 그렇게 한참을 썸네일을 고르고, 짧은 소개를 읽고, 주요 장면을 훑어보다가 재미가 없으면 금세 다른 프로그램을 뒤적입니다. 힘들게 뭔가를 선택 했더라도 이미 고르는데 지쳐서 보다가 잠이 들어버립니다.

어떨 때는 영화나 방송을 본다기보다 그저 리모컨을 돌리고 뭐가 있는지 구경하는 게 목적이 되어버린 것도 같아요.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는 어느 하나에 쉽게 빠져들지 못하게 만듭니다. 선택한 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잃게 합니다. 더구나 넷플릭스는 선택지들이 사라지지도 않기 때문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 과정을 반복합니다. 지나간 선택을 번복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이 우리에게 선택의 소중함을 잊게 한 것은 아닐까요?

<그림>

사방팔방 흩어진 수많은 점들 중에서 어느 하나의 점 속으로도 쉽게 들어가지 못하고 맴돌고 헤맵니다. 혹은 들어갔다가도 금방 튕겨져 나옵니다. 그렇게 어디도 깊이 빠져 탐험하지 못하고 무수한 점과 점 사이만 더 오래 맴돌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이게 인생을 방황하는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택의 중요성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고 살아갑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내 물건, 내 일, 내 사람, 모든 것은 과거의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차라리 넷플릭스에서 뭐 볼지를 선택하는 것은 오히려 쉬운 선택일지 모릅니다. 적어도 넷플릭스는 다시 되돌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인생에 있어서의 선택은 넷플릭스와는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지요. 우리의 인생은 다 완성된 작품의 썸네일과 줄거리를 보듯 고를 수 없고, 좀 아닌 거 같은데? 하면서 다시 돌아가 재선택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편 사람은 남겨진 선택지가 많을수록 후회를 하기도 쉽습니다. 싸이와 박정현의 노래처럼 '어땠을까?'를 계속 떠올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땠을까?'를 떠올리는 것은 사실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선택을 하지 않은 것은 이미 내 것이 아니니까요.

선택은 신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이것저것 아무거나 선택하다 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삶이 됩니다. 복잡하다고, 어렵다고, '에잇! 몰라.' 하면서 한 선택은 언제나 후회가 남습니다.



선택을 잘하는 방법


그럼 어떻게 하면 선택을 좀 더 잘할 수 있을까요? 선택을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선택지를 줄이는 것입니다. 객관식 시험을 떠올려보세요. 주관식은 온갖 내가 아는 단어와 설명을 다 떠올려야 하지만, 객관식에는 4~5개의 보기가 있지요. 그중에 선택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선택을 잘하는 방법은 객관식 시험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어진 몇 개의 선택지 안에서 선택을 하면 됩니다.

인생의 선택지는 누가 제시해주나요? 앞서 이야기한 '나의 의도'가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나에게 의도가 있으면 '답이 될 수 있는 선택지'에 반짝반짝 불이 들어옵니다. 힌트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필요한 정보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중에 더 끌리는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다만 시험이랑 다른 점이 있습니다. 시험에서는 정답 외에 나머지 선택지는 다 틀린 것이지만, 인생에 있어서 내 '의도'에 따라 걸린 선택지는 어느 하나만 정답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네 출제 의도에 따르면, 이거, 이거, 이것도 답으로 만들 수 있어. 이 중에 뭐 할래?' 이런 느낌이랄까요? 여러 가능한 답 중 그냥 내가 한 선택이 답이 됩니다.


우유부단, 결정장애라는 말은 선택에 있어서 나의 의도가 숨어있거나 없다는 뜻입니다. 내 의도가 분명하면 더 끌리는 뭔가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내 의도가 이끄는 선택이 쌓이고 쌓이면 결국 나다운 인생이 됩니다. 나다운 인생을 찾고, 행복해지는 것도 어쩌면 내가 해야 할 선택인지 모릅니다.


인생의 여러 면을 경험한 70대 이상의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 한 내용을 엮은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칼 필레머)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여기서 나온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짧게 소개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칠게요.


"89년을 살면서 내가 배운 건 행복이란, 조건이 아닌 선택이라는 거야. (...) 자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 책임질 필요는 없네. 하지만 어떤 태도를 취할지, 어떻게 반응할지는 스스로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지.(...) 난 누구든 즐겁게 사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 기쁨과 행복은 그냥 턱 하니 주어지는 것이 아니거든. 자신이 만드는 거지."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칼 필레머) 7장 행복은 선택일 뿐 중






오늘의 요약

의도를 가지면 선택이 쉬워진다.


오늘의 질문

1. 지금까지 내 인생의 변곡점이 될만한 중요한 선택들은 무엇이 있었나요?

2. 나를 행복하게 했던 선택은 무엇이었나요? 소소한 것이라도 좋아요.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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