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편] 나에 대해 아는 방법 1
'어떻게 나를 저렇게 모르지?'
때로는 친구가, 남편이, 부모가 내 마음을 몰라줘서 속이 상할 때가 있지요. 눈물을 쏟기도 하고, 분통이 터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들이 내 마음을 모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나조차 오락가락하는 내 마음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없을 때가 많으니까요.
그럴 때 내 마음이 왜 그런 모양을 가지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려면 먼저 '나'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순간순간 내 마음이 왜 그런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으신가요?
'나는 누구지?' '나는 어떤 사람이지?'
누구의 엄마, 아빠, 딸, 아들 같은 역할을 떼어내고, 팀장, 부장 이런 직위를 넘어서 '나'라는 사람을 설명할 말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쉽지 않지요. 한두 마디로 나를 설명하기도 부족하고요. 나를 알아가는데도 연애를 시작하듯이 정성과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나를 알고 사랑하는데도 그만큼 노력이 필요해요.
지금부터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방법들을 하나씩 소개해보겠습니다. 매주 소개하는 방법들 중에도 각자 자신에게 더 잘 맞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씩 따라 해 보며 여러분의 '나'를 꼭 만나시기를 응원합니다.
고작 일기 쓰기라고? 허무한 생각이 드셨나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숙제로 시달리던 일기라니 벌써 손사래 치는 분들도 있으시겠지요. 그런 분들과 달리, 사실, 요즘 학교에서는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일기 쓰기를 아예 숙제로 하지 않거나 검사를 하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글을 써본 경험은 '쓰는' 근육을 만드는 힘이 됩니다. 일기라는 글쓰기는 '나'라는 사람을 더 일찍 알게 해주는 밑거름이 됩니다. 그러니 어릴 때부터 일기 쓰는 습관을 길러두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신 숙제와 다른 점은 오직 나만 보는 글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솔직하게 써야 합니다.
'이거 누가 보면 어쩌지? 이렇게 까지 써도 될까?'
이런 내 머릿속의 감독관을 작동시키지 말고 떠오르는 대로 솔직하게 모두 다 써보세요. 스쳐가는 생각들, 갑자기 떠오르는 것들, 내 감정을 휘몰아치게 했던 느낌들, 누군가 내게 했던 마음에 남는 말들, 그 모두를 있는 그대로 써야 합니다. 순서도 상관없어요.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 글씨가 예쁜지 악필인지도 상관이 없습니다. 나만 알아볼 수 있으면 됩니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떠오르는 대로 매일 쭉 써보는 거예요. 어느 날은 한 장도 채 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어떤 날은 두 세장이 넘게 할 말이 넘쳐날 때도 있겠지요. 아침에 일어나서도 좋고, 저녁도 좋아요. 대신 매일매일 써보는 거예요.
1. 매일매일 쓴다.
2. 의식의 흐름대로 쓴다.
3. 솔직하게 쓴다.(내 마음의 감독관 작동 금지)
의식의 흐름 적기
명상보다 필기에서 직관을 포착하는 일이 더 쉬운 사람은 '의식의 흐름'을 써보아라. 어떤 생각이 떠오르든 그것을 검열하려 들지 마라. 어떤 낱말이든, 손에 쥐어진 펜이 종이 위에 저절로 낱말을 쓸 수 있도록 하라. 메시지를 조종하려고 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낱말들이 저절로 흘러나오도록 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라] 캐럴 에이드리엔(청년사)
이렇게 일기를 쓰면 무엇이 좋다는 걸까요?
1.
일기 쓰기는 무형의 생각을 유형의 글로 만들어 줍니다.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보이지 않는 생각, 걱정, 감정들은 어지러이 내 안을 떠돌아다니지요. 무엇인지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고, 답답한 것들이 쌓이니 마음은 무거워집니다. 이럴 때 일기는 그것들을 붙잡아 끄집어내어 줍니다. 무엇이 되었든, 생각을 내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듭니다. 구체적 실체가 생긴 생각들은 그것만으로도 무게가 조금 가벼워지지요. 머릿속에서 꺼냈으니 머리는 비워지고, 나중에 다시 보고, 생각해 봐야지 하고 일기장을 덮으면 여유가 생깁니다.
'아,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지나고 다시 보니, 별거 아니었네. 그때는 왜 그랬지?'
만질 수 있는 생각은 버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을 수도 있지요.
2.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휘발시키지 않고, 보이게 만들어두면 비슷한 생각을 모을 수 있게 됩니다. 모아진 생각은 '발견'을 하게 해 줍니다.
'1년 전에도, 한 달 전에도, 어제도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이렇게 여러 날에 걸친 비슷한 말을, 생각을, 느낌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내가 주로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말을 싫어하는지, 누구와 함께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는지 그런 것들이 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말 그대로 데이터가 쌓이면 공통된 무언가를 '발견'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나'라는 사람을요.
3.
그리고 무엇보다 내 일기는 그 어떤 베스트셀러보다 재미있습니다. 지난 일기를 다시 보면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 이야기도 많을 거예요. 때론 이불킥을 날리고 싶은 부분도 있겠지요. '내가 이랬었어?', '지금도 똑같네.', '그때 말한 대로 됐네.' 하며 새로운 생각이 날 수도 있고요.
지금 읽고 있는 현재의 '나'와는 거리를 두고 나랑 비슷한 주인공의 이야기로 일기장이라는 책을 읽어보세요. 재미난 소설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나'라는 주인공의 매우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매력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될 것입니다.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나만의 베스트셀러 한 권쯤 만들어보지 않으실래요?
거창한 시작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단어 하나라도 기록하고 남겨보세요. 나의 오늘을, 지금을, 나의 남은 날들 중 가장 젊은 날을.
오늘의 요약
나에 대해 아는 방법 첫 번째, "일기를 쓰세요."
오늘의 질문
1. 자, 지금, 새로운 일기장 주문하고 계신가요?
2. 나의 오늘, 남기고 싶은 단어 하나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