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울목

by 한지원

남들이 그려놓은 길만을 따라서 운행하다 보면, 가끔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다.

버스가 두 갈래, 세 갈래 갈림길에 다다르면 머리로는 다른 생각을 하지만 몸이 먼저 반응하여 정해진 노선으로 핸들을 돌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나는 그냥 운전하는 로봇인가?'


문뜩 정신을 차리고 사방을 둘러보면, 깊은 가을의 황토색 냄새가 스멀스멀 버스 안으로 스며들고,

은행잎은 석양을 받아 황금처럼 노랗게 빛나기도 한다.


'아예 황금으로 변해 버려라! 몇 장만 주어다가 아내에게 선물로 주게...' 말 같지 않은 말이지만, 얼빠진 놈처럼 중얼중얼 주문을 하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다행히 버스에 사람이 하나도 없길 망정이지 누가 타고 있었으면 "버스기사가 미쳤다" 고 군청에 민원 들어갈라...


애꿎게도,

사람이 덜 밟은 길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개척정신을 강조한 이미지로 굳어버린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처럼 자신의 성숙치 않은 선택에 한숨지으며, 평생을 아쉬움 속에 살지 않기 위하여 몸부림치는 페친들과...

함께 듣고 싶은 곡이 있어서 추천합니다.

이곡을 듣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뺨을 타고 흘러내렸었습니다.


https://m.youtube.com/watch?v=9fJrIs48A4M&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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