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의 한 겨울밤>
당신은 영등포驛舍 안의,
피곤에 찌든 계단 사이에
폭 좁게 모로 누운 사람을 본적이 있는가?
활짝 열어둔,
화려한 조명의 빵집 두꺼운 유리문 옆,
한 뼘 남짓 문틀 뒤로
칼바람 피해 서있는 모녀의 충혈된 두 눈을 본적이 있는가?
케이지에 갇혀 두려움에 떠는 들고양이의 눈...
계단 옆 화장실에선 찌린내가 풍기고,
지나가는 군상들의,
떡국 사발처럼 풀렸던 눈은,
빵집 입구에서만 가자미 눈깔로 변해
母女를 찌르고.
벌거 벗겨진 고된 肉體하나
하룻밤 편안히 누일 곳을 찾지 못해
살을 에이는 편견과 멸시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露宿者는,
무슨 죄를 그렇게 지었길래...
단지, 인간세상의 돈 없는 죄를 지었길래,
애끊는 피붙이 데리고
하늘의 天刑을 받는가?
<저는 가끔씩 노숙자가 된 꿈을 꿉니다.
새벽에 깜짝 놀라서 일어나면, 온몸이 땀에 절어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집니다.
내가 온몸에 아무것도 못 걸치고 길거리에 잠든 저를, 여러 시선들이 쳐다보고 있습니다.
꿈 해몽을 찾아봐도 안 좋은 소리뿐 입니다.
제 불쌍한 영혼을 평안히 누일 곳을 찾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