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셔요?"
"네! 안녕하세요!"
"기사 양반 수고 하셔요!"
"네! 들어가세요!"
하루 종일 인사를 하다가는 시골버스기사의 목이 성하지 않을 것 같아, 국제법상의 상호 호혜주의(相互互惠主義)의 원칙(原則)에 의거하여, 인사를 하는 분들에게만 답변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규칙도 깨지라고 했던가...
"안녕하세요?
"버스 요금이 얼마예요?"
"이 버스 ㅇㅇㅇ 가나요?"
"이 뒤차가 몇 시 차예요?"
동시 다발적인 질문과 인사, 그리고 뒷문으로 하차하는 승객을 모니터 하느라 시골 버스기사가 정신이 없는 틈에 기사에게 개미 목소리로 인사를 하는 여자를 만났다.
나이는 오십이 안되어 보이고,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게 생긴 그냥 아줌마다.
그러나 이 여자 본인은 엄청나게 조신(操身)한 사람으로 착각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여자는 버스 안의 모든 사람이 본인을 쳐다보며, 모든 버스기사가 본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있다고 믿는다.
요즘 말로 얘기하면 '관종'이다.
"안녕하셔요?"
만일 개미가 목놓아 외치면, 지금 이소리 보다는 클 것이다.
시끄러운 경황에 기사가 알아 들었을 리가 없다.
당연히 기사는 응답의 인사도 못했다.
그런 밴댕이 소갈딱지의 소유자가 기사에게 인사를 했는데, 답변이 없었으니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모양이다.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자마자 입에서 나온 일갈이다.
"~같은 놈이 인사도 안 받고 지랄이야!"
작은 소리로 말했는데, 기사 귀에 들렸다.
잠시 팩트체크를 해보면...
'~같은 놈'은 놈을 꾸며주는 단어가 무엇인지 심증은 있으나, '~'가 잘 들리지 않아서 패스...
'지랄'은 덩치가 아담하거나, 앙증맞은 놈이 하면 귀여울 수도 있는데, 나 같은 고릴라 체격을 닮은 놈이 지랄하면 지구 상의 재앙이 올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전혀 지랄하지 않았다.
선배 기사에게 들은 얘기로는 본인의 인사를 무시한 기사에게 욕을 하다가, 오히려 그 기사에게 바가지로 욕을 얻어먹었는데, 분을 삭이지 못하여 군청에 '기사가 폭언을 한다'라고 민원은 넣어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고 하였다.
참을 '인(忍)'자 셋을 세었다.
그리고 상호성(相互性, reciprocity)을 적용하여,
나도 그 여자를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왕이면 '무시'앞에 요즘 유행하는 접두어를 붙여 '개무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