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에서 벗어나기 DAY20, 1인칭 마음챙김 #엉덩이기억상실증 #달려
요즘은 엉덩이를 덮는 상의 옷을 찾기 힘들다. 언제부턴가 기장이 짧아진 옷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곤혹스러웠다. 엉덩이를 덮어야 하는데! 그래야 마음이 안정되는데! 어쩌면 좋지 하며 인터넷 쇼핑몰을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어린시절부터 엄마가 '옷은 엉덩이를 덮어야 한다'는 명제를 내게 심어줘서 그런걸까?
엉덩이를 덮어야만 내 엉덩이를 존중해주는 유교걸의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엉덩이를 덮는 옷을 찾다가 우연히 엉덩이에 관한 뉴스기사를 읽게 됐다. 이름도 생소한 '엉덩이 기억상실증'
아플 때 주사 맞는 엉덩이, 그리고 끈기와 지구력의 상징인,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엉덩이. 그게 내가 아는 엉덩이의 전부였는데 엉덩이 기억상실증이라니 다소 충격이었다.
엉덩이는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중심축으로 척추를 바르게 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엉덩이 운동을 오랫동안 하지 않으면 대둔근, 햄스트링 조절장애가 생긴다고 한다.
아- 내 엉덩이를 덮으려고만 노력했는데,
그게 내 엉덩이를 존중하는 유일한 길이 아니구나란 생각이 번쩍 들었다.
안그래도 한창 아침조깅을 하던 내가 달리기싫어증에 걸렸는데. 이젠 내 엉덩이에게 러닝의 기억을 찾아줘야 할 때가 왔나 보다. 그러려면 일단 엉덩이에 힘을 주고 일어나야 한다.
알고보니 나는 어쩌면 엉덩이가 납작하게 커지고 있어 엉덩이를 덮는 옷을 찾았던게 아닐까?
자신있게 건강한 엉덩이를 되찾기 위해? 엉덩이 기억상실증을 치유하기 위해!
올해는 일어나려 한다. 일어나서 5분이라도 3분이라도 뛰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