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요정이 사는 섬

꽃편지 10

by sunny

"옛날 옛날 바다 건너 아주 먼 곳에

꽃의 요정들이 사는 섬이 있었어요.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섬 중앙에는

하트 모양의 꽃잎 성이 있었는데,

그 성의 위에는

커다란 꽃잎들을 모아 만든

꽃다발 모양의 지붕이 있었어요.

누구라도 꽃 요정의 섬을 찾아오면

꽃잎 요정들은 숲 속을 뛰어다니며

온몸으로 환영했고

그들이 섬을 떠날 때면

꽃다발 지붕에서 스윽 꽃 한 송이를 빼어

선물로 주곤 했습니다."



벚꽃 가득한 봄날의 거리를 좋아한다. 벚꽃비 내리는 바람 부는 거리를 걷는 것은 언제라도 신난다. 밀린 원고료를 기. 어. 이. 현금으로 주던 K 대표. 많지도 않은 돈을 현금다발(?)로 받았으니 얼마나 간이 콩알만 해 지던지. 나는 현금이 든 누런 봉투를 외투 안에 품고 주위를 경계하며 지하철 역을 향해 걸었다.

헌데, 한데, 아뿔싸. 때는 바야흐로 벚꽃이 절정을 이루던 벚꽃축제 기간. 얼마 안 되는 원고료를 세상 치사한 방법으로 건네 준 K 대표도 싫고, 어쩔 수 없이 그까짓(?) 돈을 구차하게 받아야 했던 나 자신도 싫었던, 하지만 벚꽃비 내리는 거리를 가득 채운 환한 얼굴, 행복한 웃음 때문에 나 역시 우는 대신 웃는 척할 수밖에 없었던 20대의 어느 날. 그날이 생각났다. 꽃의 요정들이 사는 섬 같은 꽃 작품을 보는 순간.


*해당 꽃 작품의 아래의 링크로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leposy/220912997470


2017년 1월부터 3월까지, 꽃 작품과 글을 엮는 <꽃편지> 프로젝트의 초기 기획과 함께 원고 작업을 했다. 매주 5개의 이야기, 총 60개의 이야기를 내 안에서 끌어냈다. 일이었기에 가능했다. <꽃편지> 프로젝트 덕분에 내 안에 떠돌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어 글로 기록했다. 노트북이 망가져 모든 기록이 사라져 버렸던 2021년의 어느 날, 혹시나 하고 찾아간 Leposy의 블로그. '감사합니다' 아직 글들이 남아있었다. 내겐 소중한 이야기들을 한 편씩 옮겨 담는다.


[출처] https://blog.naver.com/leposy/220912997470

keyword
이전 09화사랑을 놓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