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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Jul 04. 2022

월요일 아침... 무슨 생각 하세요?

나는요...

#지난한주

#이번한주    


01

비와 바람이 심했던 지난주. 바람에 줄기가 90도 가까이 꺾이는 딜을 보고 서둘러 집 안으로 들였다.     

집 안에 머무는 며칠 사이 딜에 꽃이 폈네.

등 뒤에 딜을 두고 일을 하다 보면, 고개를 돌릴 때마다 슬쩍슬쩍 더없이 매력적인 향기가 코끝을 감돌았다.     

아... 딜...

내년엔 딜 모종 2개 사야지.    


세상에 이런 일이! 꼬꼬마 모종을 사서 저리 자란 경우가 처음이라 그저 흐뭇할 뿐이고. 나의 딜. 향기로운 딜.


02

“남편, 오늘 세희가 전화했어. 응. 홍보대행사 다닐 때 그 세희. 델리우드(수제 반찬가게) 대표 김세희. 글쎄 페북에 올린 반찬 프로젝트 글 봤다며, 궁금한 것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하래. 나 정말 기뻤어. 아직까지도 기분이 좋아. 히히히.”     

남편은 그간 “잘 살아왔다”는 증거라 했다.     

고마워, 김세희. 네 덕분에 나는 잘 살아온 사람이 되었어.    


03

킨텍스에서 열린 싱어게인2 콘서트에 다녀왔다.     

원래는 14시 공연을 예매했는데, 갑자기 기획사 사정으로 14시 공연 자체가 취소. 그에 대한 기획사 대처가 영 못 미더워 19시 공연을 재예매 할지 말지 몇 번을 고민했다.    

  

“엄마, 아빠가 손뼉 칠 때 자꾸 팔이 내 어깨에 닿아.”

고자질하듯 내 귀에 속삭이던 아이는     

“꺄아!!!! 꺄~~~ 악~~~!” 하는 날 어처구니없단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입을 닫았다. 남편은 결국 김소연 팬클럽에 가입한다고.    


04

수첩과 공책, 새 연필을 샀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3개의 이름을 적고 핑크 마일드 라이너로 각각의 이름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마인드맵(?)처럼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적어 넣고 각각의 마감일도 기입했다.    

  

“우리 오늘 3만 4천 원이나 썼어. 그러니 이번엔 꼭 마지막 장 까지 써보자!”     


일을 체계적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엄마와 공부를 열심히 해 보겠다는 딸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하며 흐흐 웃었다.    


05

3개월 프로젝트에 1년 계획안을 작성 중이다. 이유는 하나. 브랜딩이건 마케팅이건 홍보 건... 그래 명칭이야 뭐가 되었건, 단기간 치고 빠져서 결과가 나오는 일이란 없다.    


자박자박 뚜벅뚜벅

꾸준히 지치지 않고 걸어야 한다. 그래야 결과가 보이기 시작한다.     

계약기간은 3개월이지만, 내가 없어도 ‘자박자박 뚜벅뚜벅’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나는 눈앞의 3개월을 위해 1년, 2년을 향한 계획을 세운다.    


+     

저렇게 한 주가 갔다. 

이번 주엔 어떤 재미난 일이 펼쳐지려고 월요일 오전부터 신나는 전화를 받았네. 오래전 직장에서 만났던 인연이 오늘 다시 이어졌다. 


<그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할까?> 소식을 알 길 없는 인연들이 궁금할 때면 자주 꺼내보는 시를 덧붙인다.



햇살 따스하고 바람 살랑거리고

유리창으로 고운 빛 가득 스며들어요


꽃 진 자리 몽우리 맺고

이파리마다 연두색이 초록색으로 갈아입어요


이제 봄이 가려나 봐요

건너야 하는 시간은 아득해도

봄은 어김없이 또 오겠지만

온다는 설렘보다는 허전함이 커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더불어 마음이 푸근해지는 오후 맞으시길 바라요


그동안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고마웠어요

잘 지내세요

꼭 잘 지내시길 빌게요


- Y가 S에게 보낸 작별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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