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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샤인 Jul 25. 2022

그땐 그랬지

어젯밤 남편이 따스하게 안아줬다. 안기는 걸 좋아하는 내게 남편은 참 안아주지 않는다. 한달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하는 굿 타이밍이라 꼭 안고 있었다.


"흐흐흥~"

웃음이 났다. 남편이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이곳 시골마을 주택에 오기전, 서울 아파트에 새벽마다 천장 위에서 난리를 치는 쿵쿵소리가 났던 그때가 생각난 것이다.


그때보다는 지금이 정말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도대체 아파트에 살때 우리집 옆윗층은 아래층소리가 얼마나 들렸던 걸까...심지어 아랫집이 아니라 대각선 아랫집인 우리집 안방에서 매트리스 스프링 소리가 조금만 나도 바로 쿵쿵거렸다.

 

1년 정도까지는 아무 소리도 안내고 조용하던 왼쪽 옆집의 윗집은 1년이 지나니까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왼쪽 옆집 때문에도 그랬지만 대각선 아래인 우리집 소리에도 반응할때가 있었다.


밤에 안방에서 남편이 코를  골기도 했다. 수다를 침대에서 많이 떨기도 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대각선 위에서 다 들린다고?집을 어떻게 지었길래?


티비도 없고 아기도 없이 조용하게 속삭이던 우리집에서는 옆집 아기 우는 소리가 벽을 뚫고 다들려서 힘든데 대각선 위에서 쿵쿵 발로 찍는 소리를 몇시간씩 들어야했그런 와중에 나는 자격증 공부를 했다. 잘때마저도 새벽에 몇시간씩 쿵쿵거린 적이 많았다.


왼쪽 집 식구들은 중년부부와 20대 딸이었는데 늦게까지 수다를 크게 잘 떠는 것 같았다. 그래도 우리집에서는 붙박이장 때문인지 희미하게 들려서 좋게 넘기고 있었는데 옆집의 윗층에서 그 소리가 아주 잘들렸나보다.


왼쪽옆윗집의 쿵쿵 공격에 시작된 왼쪽 옆집의 문 쾅소리도 정말 말도 못하게 시끄러웠다.


오른쪽 옆집의 아기소리와 그 윗집의 발망치가 그무렵 조금 잠잠해졌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어휴...


그렇게 6개월 정도의 악몽같은 저녁과 밤 새벽시간이 지났다. 솔직히 나중에 2달 넘게는 남편과 안방에서 조용히 나와서 거실에 이불깔고 쪽잠을  적도 많았다.


그리고는 지금 사는 시골집을 알아본지 2주만에 조용하게 보이는 이 마을로 (다만 샌드위치 판넬로 집을 지어서 소리가 다 들리고 집소리도 밖에 다 들리는 곳으로) 이사를 왔다.


지금도 옆집에서 거의 매일 친구를 부르시고 새벽마다 소리를 내서 시끄럽고 화날 때도 있지만 그때에 비하면... 그래도 여기가 천국이다.


내가 소리를 잘 듣는 것도 있고 집이 너무 방음이 안되는 것도 있고 이웃을 조금 잘못 만난 것도 원인이지만 (이웃에서도 우리집을 잘못 만났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만 몇달전 그때보단 나으니까 조금 더, 아니 많이 많이 행복하네.


그래서 '흐흐흥' 웃음이 났던 것이다.


집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래야겠다. 이런 노력 없이도 당신이 오늘 꽤 괜찮은 평안을 집에서 느끼고 있다면 그것 자체로도 엄청난 '복'이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사무엘상 16장 7절♡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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