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힘과 의미에 대해서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머무르며..

by 필승작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이 책은 유대인 정신과 의사인 저자 빅터 프랭클이 아우슈비츠를 포함한 여러 강제 수용소에서 생존했던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탄생한 정신 분석 철학 '로고 테라피'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빅터 프랭클 박사는 수용소 생활을 통해 인간이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의미를 찾는 것이 인간의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나는 내 인생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요."
이런 사람에게 어떤 대답을 해 주어야 할까? 가장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에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 순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중에서-



연로하신 부모님, 그리고 그들에게 삶의 의미란.


어머니께서는 곧잘 '이제 다 살았다'는 말씀을 하신다. 본래 몸이 약하시고 병치레가 많으셨기에 이렇게 오래 산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하신다. 어머니 연세는 올해 83세 되셨다. 자식으로서 경험하기에는 어머니께서 아직 정정하시고 기력도 있으시기에 무한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하루하루 사는 것에 의미가 없다는 말씀을 하실 때면 그야말로 철렁하다. 실제로 끼니도 대강 때우시는 일이 다반사. 당신이 직접 해놓으신 반찬 꺼내 먹는 것이 귀찮아 결국 다 버리는 일도 잦다. 아버지가 떠나신 후, 어머니는 끼니 챙기는 것도, 집안일도 귀찮아하신다. 그래서 어떻게 어머니가 힘을 내실 수 있을까 고민이 될 때면 나는 '어머니께서 입맛이 돌아 밥을 잘 드시면 기운이 좀 나시고 그럼 선순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것이 내가 최근까지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성공적인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다가 때때로 궁금해지기도, 또 '나는 다를까' 하는 두려움이 몰려오기도 한다.


"어머니는 과연 어떤 즐거움으로 사실 수 있을까?"


"내가 어머니와 꼭 같은 환경에 처한다면,

나는 과연 어떤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내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결국 찾을 수 없다


진정한 삶의 의미는 인간 내면이나 정신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적 특성을 나는 '인간 존재의 자기 초월'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 말은 인간은 항상 자기 자신이 아닌 그 어떤 것, 혹은 그 어떤 사람을 지향하거나 그쪽으로 주의를 돌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성취해야 할 의미일 수도 있고, 혹은 그가 대면해야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잊으면 잊을수록 - 스스로 봉사할 이유를 찾거나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는 것을 통해 - 더 인간다워지며, 자기 자신을 더 잘 실현시킬 수 있게 된다. 소위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는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자아실현을 갈구하면 갈구할수록 더욱더 그 목표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자아실현은 자아 초월의 부수적인 결과로써만 얻어진다는 말이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중에서-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를 생각하면,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고 고무적인 경험은 우리 서로 '에너자이저'가 따로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바쁘고 힘든 상황이어도 그 사람과 만날 힘은 언제나 남아 있었고, 그것이 다른 일을 하는데 오히려 에너지를 주었다. 나는 여태 그것을 사랑의 힘이 어마어마하다는 증거로만 여겼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이해가 되는 것은, 정말 사랑을 할 때에는 모든 관심사가 상대에게 집중되고, 그 사람을 웃게 하고 편안하게 하며 행복하게 하는 것이 전부일 때에는 너무나 힘이 있던 사랑이,

내가 중요해지고 내가 그만큼 사랑받고 있는지를 따지며, 내가 못나 보이지는 않을까,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등.. 이런 생각에 빠지기 시작하면 어느덧 사랑의 힘은 약해지고 괴로움이 시작되었다.

부모로서 무한히 주는 사랑의 경험으로 진정한 어른이 된다라고 말하는 것도, 또 어느순간에는 부모 자신이 중요해지는 가짜 사랑을 하고 있을 때. 그럴 때 경험하는 힘의 차이가 확실하다는 것도 그와 유사한 경험이 아닐까? 자연에 대한 사랑, 성취를 위한 열정(사랑) 그 모든 것이 나를 초월한 경험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삶의 의미를 찾는 세 가지 방법


로고테라피에 의하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중에서-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젊은 시절 또는 건강했을 때에는 우리는 보통 미래라는 것을 꿈꾼다. 이루고 싶은 일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아가고 또 나아간다. 생각해 보면 좋은 학교 가고, 좋은 직장을 갖고 이렇다 할 좋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 또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으나 분명 그것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할 때에는 괴로웠지만 행복했고, 의욕적이었다. 그리고 농사를 짓던 청소를 하던 그런 일을 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낀다. 그런데 그러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왜 사는지 묻는다면 대부분은 그냥 산다고 말할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들은 충분히 살 이유를 갖고 있는 듯 보인다.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이 세상 여기저기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험난한 산에 오르며 죽음의 위협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산악인들도 있다. 그리고 멋진 예술 작품을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에게 자신의 무언가를 주는 것으로 의미를 갖는 삶도 있다.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생각해 보면 나는 나름의 큰 시련, 괴로움 앞에서는 늘 당당했다. 이 정도는 나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단단해졌으며, 그것이 나를 우월하게 했다. 나는 그런 순간마다 충분히 긍정적이었으며, 그런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기까지 했다. 나는 그것이 분명 나의 스토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 나도 약해지고, 부정적이 되면서 견딜 수 없었던 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상당히 많이 있었다. 그런데 우습게도 그런 경우는 별 것 아닌 일에서 나타났다. '아니, 그 큰일 앞에서도 꿋꿋했던 내가 겨우 이 정도 일에 이렇게 힘들어한다고!' 이 생각에 빠지는 순간 나의 괴로움은 더 커지곤 했다. 해석해 보자면 나는 나의 어려웠던 순간에 꿋꿋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의 태도를 정했었다. 그리고 어떤 작은 일에는 아무런 태도도 취하지 않았고 그저 약해빠진 모습에서 빠져나오려고만 했다. 그러니 더 빠져나오기 힘들었다.




가장 먼저 내가 할 일은


이렇듯 우리는 지금 어떤 행동을 하고, 무엇인가를 창조함으써 나의 존재 가치를 느낀다. 그리고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거나, 자연을 경험하거나 아름답고 재미있는 것들을 경험함으로써 그 자체로 삶의 의미를 갖기도 한다. 살 의미가 있다고는 말하지 않을지라도 적어도 '왜 사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겪는 시련을 어떤 태도로 대할지 정하면서 지금 나약한 나의 존재도 충분히 가치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은 단순한 강제 수용소의 생존기가 아니었다. 이 책은 어떤 환경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나에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모두 퇴색되는 순간, 나는 어떤 의미로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했다. 그리고 지금 내 주변에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과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게 했다.


내가 어떤 증상을 낫게 하거나, 갑자기 생각을 확 바꾸게 해줄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충분히 가치있고,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것이다.'라고 말씀드려야겠다. 당신이 지금 겪고 그 세월의 흔적들, 그로인해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내가 그들을 얼마나 존중하고 존경하는지 그리고 깊이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



이전 09화OO봐서..와 되고.. 사이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