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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돌 기자 Nov 30. 2021

술스타그램을 시작했다

#해쉬태그 #인스타그램 #술SNS

술스타그램을 시작했다.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술을 전문으로 하는 인스타그램을 '술스타그램'이라고 한다. 대충 만들어두고 드문드문하긴 했지만, 방치해두다가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SNS의 유해성에 대해서 늘 접하면서도 SNS를 끊을 수 없는 것을 보니 인간은 표현해야 사는 동물인가보다.


#술스타그램

술스타그램을 하고 나서 놀란 점들이 몇 가지 있다.


1. 프로필 사진에 술 사진 해놓기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은 본인을 나타낼 수 있는 사진을 한장 올릴 수 있는데, 본인의 사진도 아니고 술병, 술잔 사진을 올려두는 것이다. 정말 술은 사람들의 중요한 취미이자, 삶이구나. 새삼 느꼈다. 보통 그런 프로필을 눌러보면 '찐 알콜러'다.

2. 술 리뷰어들, 웬만한 전문가 뺨쳐 또 놀란 건 술맛이나 모양을 리뷰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점. 나같은 '주량 세잔짜리 기자'보다 나은 것은 물론이고, 웬만한 양조장 대표 저리가라 수준으로 리뷰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섬세한 미각을 자랑함은 물론이고 안주와 완벽한 페어링까지. 버릴 게 없는 글들이 많았다. 취재할 때 매번 좋은 술이나 좋은 양조장을 찾아야 하는데 귀동냥, 아니 손동냥이라도 해야겠구나 싶었다.

3. 매일 술을 마신다고? 더 놀란 건 그들의 포스팅 날짜. 정말 알콜홀릭들은 매일 같이 술을 마시는 구나 감탄했다. 가까운 지인들도 알콜홀릭들이 몇명 있는데 그들의 간이 어떻게 남아나나 싶다. 나에게 간의 절반만 나누어줬어도 일하기 좀 더 좋았을 텐데.

인스타그램에서 나보다 술을 잘 알고, 나보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과 경쟁해서 어떻게 살아남겠는가... 싶긴 하지만, 그래도 팔로워 수가 조금씩 늘고 있다.


ⓒ 박준돌 기자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 대해서 아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나는 이런 식으로 술과 안주를 페어링한 조각 영상을 드문드문 올린다. 한 10초 내외. 생각보다 반응은 나쁘지 않다. BGM은 James Mercy, PhiloSofie의 'Take You On'다. <미미미1 단홍>이 전통주이긴 하지만, 고루한 느낌보다는 트렌디하고 힙한 느낌이 있었으면 해서 배경음악을 힙한 걸로 골랐다. 딴 소리지만 <미미미1 단홍>은 정말 과카몰리랑 잘 어울린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안주가 술이랑 멋지게 어울릴 때 희열감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술스타그램을 하니 인사이트 통해서 구독자(팔로워) 분석도 되는데, 내 인스타그램 주 연령층은 20~30대 남성이었다. 2등은 20~30대 여성으로 젊은층이 많이 찾는 인스타그램이다. 신기한 건, 사실 여성 구독자가 더 많을 줄 알았는데 남성 구독자가 많다는 점이다. 우리술이나 다양한 술 시장에 호응하는 주체도 남성보다 여성이 많아서 전통주 시장도 젊은 여성을 타게팅 하는 경우가 많다. 20~30대 남성들이 끌릴 만한 술스타그램을 올려볼 고민도 해야할 거 같다. 주변 20~30대에게 술 이야기를 많이 경청해야 겠다. 최근에 한 인플루언서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 그분이 SNS를 시작하게 된 것도 소통 때문이라고 들었다. 내가 알게 된 내용에 대해서 소통하는 재미, 제법 쏠쏠하다.

아참, 인플루언서인 친구가 팔로워 늘리는 방법도 알려준다고 했는데, SNS는 참 배울 게 많다.


브런치도 늘고 있다

다행인 말이지만 브런치의 구독자도 조금씩 늘고 있다. 후후. 나의 소중한 구독자들. 브런치 인사이트를 보니 내 브런치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주말에 나를 찾는다. 주말에 읽기 좋은 글인가보다. 더 휴식이 되고, 더 즐거움을 주는 글을 써야겠다. 이따금 남겨주는 댓글은 반갑고 궁금하다. 한 구독자는 추운 겨울날 빼갈이 당긴다는 댓글을 남겨줬는데, 정말 날씨가 그렇다. 가을에서 겨울로 완전히 넘어가려는지 비만 오면 매섭게 추워진다. 알콜쓰레기가 이런 말 해서 참 미안하지만, 오늘은 고도수의 술이 잘 어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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