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0]여우지만 호랑이입니다.

롤모델 1

by 할수 최정희

'여우이지만 호랑이입니다.'는 호랑이가 최고라고 생각한 여우 이야기다. 크고 날쌔고 잘 숨기까지 하는 호랑이가 되고 싶은 여우.


물감으로 제 몸에 호랑이 얼룩무늬를 그린다.


밖으로 나가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닌다. 갑자기 비가 내려 여우 몸에 있던 호랑이 줄무늬 그림이 지워진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여우. 슬퍼하고 있는데.


다람쥐가 말했다. "앗 여우다. 여우는 크잖아. 날쌔잖아. 게다가 잘 숨잖아."


다람쥐의 말을 들은 여우. 여우라서 좋았다 하고 한다.

이 이야기처럼 차신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 삶에서 필요하다.


이 이야기를 다른 측면으로 풀어보려고 한다.

여우는 호랑이가 되고 싶지만 제 몸에 물감으로 호랑이 무늬를 그리지 않는다.


날마다 더 날쌔지기 위해 달리기를 하고. 근육을 키우기 위해 아령도 들고 바벨도 든다. 또 잘 숨기 위하여 변장술을 익힌다.


여우가 아무리 노력한들 호랑이가 될 수 없지만 여우가 노력한 결과 최고의 보디빌더가 되었거나 달리기 기록을 경신했거나 숨기 변장술 최고의 고수가 되었을 수도 있다.


설령 도중에 꿈이 바뀌고 롤모델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여우가 호랑이를 닮기 위해 한 노력과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손날두라고도 불리는 손흥민이 자신이 닮고 싶은 선수 중의 한 명이 호날두라고 한다.


손흥민의 플레이 스타일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흔들어 강력한 슈팅을 하는 호날두와 비슷한 이유가 호날두를 닮고 싶었기 때문이 그런 능력이 생긴 것일 것이다.


또 많은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이 김연아를 롤모델로 삼고 김연아를 닮고 싶어 한다. 이 피겨 선수들. 김연아의 외모를 닮으려는 것이 아니잖는가.


우리가 닮고 싶은 사람이 꼭 호날두나 김연아일 필요는 없다. 우리 각지의 상황이 다르고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의 삶에서 헤치고 나가야 할 장벽을 만날 때 혹은 좀 더 성장하고 싶을 때 '나도 저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부럽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또 그 사람이 부러웠다. 그런데 저 사람처럼 되어야지 하는 마음이 없었다.


이제라도 롤모델을 만들어야겠는데. 누구를 나의 롤모델로 택해야 할지 막막하다.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른다는 뜻이다. 내가 열망하는 것이 없다는 뜻이다.


살면서 이루고 싶은 열망이 있고 그것을 위해 자신을 던질 각오가 있는 사람이 롤모델을 갖는 것이다.


이 글의 부제를 롤모델 1로 한 이유는 나도 롤모델을 갖고 싶어서다. 롤모델 2는 나의 롤모델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나를 던져 이루고 싶은 그것. 있을까. 살아있는 동안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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