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 은행나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나무는 용문사의 은행나무다. 2024년 3월 10일 나우시스 뉴스에 용문산 은행나무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용문산 은행나무는 높이는 38.8m로 아파트 17층 높이와 같다. 무게는 97.9 톤으로 중형 승용차 69대 무게와 비슷하다. 이 나무의 나이는 1018살이니까 1007년 고려 목종 때부터 살아온 거다. 국립산림과학원 강진택 박사가 최신 라이다(LiDAR) 기술로 연구한 결과라고 한다.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다. 보통 꽃은 암술과 수술이 한 꽃에 모여 핀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암술만 달린 암꽃과 수술만 달린 수꽃이 따로 피면서 또 다른 나무에서 핀다. 암꽃이 피는 암나무에는 열매가 달리지만 수꽃이 피는 수나무에선 열매가 달리지 않는다. 대구수목원 침엽수원에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옆으로 나란히 서 있다. 한 나무는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고 있고 한 나무는 옆으로 가지를 뻗고 있다. 가지가 하늘로 뻗고 있는 은행나무는 수나무이고 가지를 옆으로 뻗은 나무는 암나무다. 은행나무는 풍매화다. 그래서 수나무는 되도록 가지를 높게 세워 꽃가루가 바람에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했다. 암나무는 가지를 옆으로 뻗어 날아오는 꽃가루를 받아들이기 좋게 가지를 옆으로 뻗었다. 또 열매가 익을 때도 가지를 위로 뻗는 것보다 더 햇빛을 잘 받을 수 있다.
다른 은행나무도 그런가 하고 오며 가며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무 때나 할 수 없 일이다. 은행나무의 암나무와 수나무는 비슷해서 거의 구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날 꽃이 필 때 혹은 열매를 맺고 난 이후에 관찰할 수 있다. 내과 관찰해 본 결과 은행나무 중 수나무라도 옆으로 가지를 뻗은 것이 여럿 있었다. 암나무도 가지를 하늘로 향해 뻗은 것도 있었다. 왜 이럴까 생각해 보았다. 사람 중에 여성인데 남성적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고 남성인데 여성적으로 보인 사람도 있지 않나? 나무도 그렇겠지란 생각이 들었다.
은행나무는 고생대 페름기시대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다. 생물종의 96%를 멸종시킨 페름기 대멸종에서 버터내고 살아남은 강한 나무다. 그런데 은행나무는 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었다. 인간의 손길이 없는 자연환경에서 은행나무 군락지를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이 멸종할 때 함께 멸종할 생물 1위라고 한다. 용문산 은행나무에서 우린 지난 1000년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은행나무에 좀 더 관심을 가지면 약 3억 년에서 2억 5천만 년 전까지 거슬러올라가 볼 수도 있다. 은행나무속에는 3억 년이나 되는 긴 역사가 들어있다. 그래서 은행나무를 살아있는 화석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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