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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수 Mar 21. 2024

[100-17] 모습이 다르면 같이 살 수 없나요?

밀어내라/ 이상옥 글 조원희 그림

그림책 '밀어내라'는 8 자 얼음 위에 사는 펭귄들 이야기예요. "엄마, 엄마! 무슨 일이야?" 잠에서 깬 아기 펭귄이 엄마에게 물어요. "큰일이 날 수도 있어."라고 엄마 펭귄이 대답해요. 아기 펭귄이 "친구에게 큰일이 났어."라고 말하고 친구는 또 친구에게 이야기합니다. 무슨 큰일이 일어났을까요? 목소리가 제일 큰 펭귄이 '밀어내라! 밀어내라!"라고 외칩니다. 어른 펭귄들이 따라 외칩니다. 펭귄들은 무엇을 밀어내는 것일까요? 어른 펭귄들이 긴 막대기로 밀어내는 것은 생김새가 다른 펭귄들이고요. 또 다른 곳에서 태어난 동물입니다. 생김새가 다르면 같이 살 수 없나요? 다른 곳에서 태어난 동물과 같이 살면 안 되나요? 

 

아기 펭귄이 엄마 펭귄에게 왜 밀어내냐고 묻습니다. 곰은 무거워서 얼음이 녹고, 물개는 너무 많이 먹어 펭귄이 먹을 것이 부족해질 거야라고 대답합니다. 예민에서 온 수백 명의 난민들이 제주도에서 한꺼번에 난민 신청을 한 적이 있지요. 그때 우리나라에서는 예맨 난민을 수용하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수용하지 말자라는 사람들도 있었지요. 이때 "난민을 돕자"라는 말을 한 배우 정우성은 악플 세례를 받았다고 해요. 난민을 수용하면 물론 좋지 않은 일도 있을 수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수용하지 않는 것이 좋은 대책은 아니겠지요? 우리나라는 난민협약과 난민 의정서에 가입이 되어 있고요. 난민법도 제정되어 있어요. 그래서 법에 따라 수용해야 하지요. 만약 수용하지 않았다가는 국제 사회의 여론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요. 이들 난민 외에도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와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들이 있어요. 


문어가 아기 펭귄에게 먹물을 뿌려요. 아기 펭귄들은 깔깔 웃으며 얼굴에 칠해요. 그리곤 엄마아빠에게 우리도 달라졌다고 말해요. 하지만 어른 펭귄들은 귀담아듣지 않아요. 밀어내기에 바빴거던요. 그래서 시끄럽다고 다른 곳에 놀아라고 합니다. 어른 펭귄들이 다른 동물들을 밀어내는 사이 아기 펭귄들은 다른 동물들과 지냅니다. 


그런데 갑자기 8 자 얼음이 두쪽으로 갈라졌어요. 8 자 위쪽에는 아기 펭귄들이 있고요 아래쪽에는 어른 펭귄들이 몰려있어요. 점점 두 개의 얼음덩이가 멀어져 갔어요.  아기 펭귄들이 엄마 아빠를 부르며 소리쳤지만 어른 펭귄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어요. 아뇨, 들을 없었어요.  어른 펭귄들이 지키고자 한 것은 분명 아기 펭귄이었을 거예요. 근데 다른 생김새의 펭귄과 다른 동물들 밀어내는데만 정신이 팔려 아기 펭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어요. 안타깝게도 그들이 밀어낸 것은 결국 아기 펭귄이었어요. 


어른 펭귄들이 모습이 다른 펭귄과 다른 곳에서 태어난 동물들을 밀어내는 대신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도 어른 펭귄처럼 밀어내는 것이 있는생각해 봐야겠어요. 그것이 정말 밀어내야 것인지 수용해야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겠어요. 다른 것은 낯설어서 불편할 있지만 틀린 것은 아니지요. 이때는 불편함을 조금 견뎌내야죠. 차츰 익숙해지고 편해질 테니까요. 우리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제거하는 것보다 소중한 것을 지키는데 더 힘을 쏟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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