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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수 Apr 06. 2024

[100-33] 버킷리스트가 있는 삶은 죽은 삶일까?

마지막 질문/ 김종원/ 포르체출판사

김종원 작가는 그의 저서 마지막 질문에서  버킷리스트가 있는 삶은 왜 죽은 삶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한때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버킷리스트가 유행했다. SNS에 유명인들이 작성한  버킷리스트가 인기를 끌기도 하고 버킷리스트라는 영화도 상영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작성했고 성공한 사람들도 작성한 버킷리스트인데, 왜 버킷리스트가 있는 삶은 죽은 삶이라고 하는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나중에 하겠다는 거다. 하고 싶은 일이 있긴 한데, 하지 지금 하지 않으니까, 죽은 삶인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바로 하는 것이 살아있는 삶이란, 이 말은 맞는 말이다. 당장 할 있는 상황에 있는 사람에겐 말이다.


하지만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우린 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나중에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있다는 걸.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나중에 하겠다고 미루는 이유 중 하나는  가족이나 다른 사람을 돌봐야 하는 상황도 있고, 그 일을 하는 능력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을 죽은 삶이라는 말. 이 말이 옳은 말이라 해도 우리에겐 적용하지 말자. 고치 속의 번데기가 날고 싶다고 날 수 있겠는가! 고치를 뚫을 힘을 키우고 날개가 자라날 때까지 고치 속에서 버티는 번데기에게 죽은 삶을 산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나는 몇 개의 버킷리스트가 있다.  내가 버킷리스트를 당장 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다. 그래서 버킷리스트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기 위해 지금 매일매일 애쓰며 살고 있다. 그래서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내가 버킷리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날이 언제 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나는 버킷리스트가 있지만, 살아 꿈틀거린다. 버킷리스트가 있는 삶은 죽은 삶이란 말에 일리가 있듯, 버킷리스트가 있는 삶이 살아 꿈틀거린다는 내 말에도 일리가 있지 않나? 남의 말에 휘둘려 자신의 삶을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버킷리스트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지 않나? 지금 무언가를 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책강대학#백일백장#숲해설가#생태공예연구가#에세이작가#버킷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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