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베짜기새
세상에서 가장 큰 새 둥지는 지름이 3m, 무게는 1톤이나 된다. 이리 큰 둥지를 짓는 새는 어떤 새이며, 어디에서 사는 새일까? 왜 이렇게 큰 둥지를 만들까? 한 마리 새가 둥지를 이렇게 크게 짓지는 못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둥지를 짓는 새는 집단배짜기새다. 이름에 집단이란 글자가 있는 이유는 집단으로 살며 둥지를 집단으로 지어서다.
집단베짜기새 둥지에는 이름처럼 300마리 정도가 모여 산다. 집단베짜기새의 둥지를 아파트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둥지의 모습은 초가집 지붕 비슷한데, 베짜기 새들이 사는 곳은 사막지역이다. 사막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다. 큰 둥지에 새들이 많이 모여 있으면, 낮엔 뜨거운 기온을 막아주고 밤엔 추위를 막아준다. 비가 올 때 겹겹이 둥지가 모여있으니 비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천적으로부터 몸을 숨기기에도 좋다.
그런데 집단베짜기새가 나무에만 아니라 전봇대 같은 곳에도 둥지를 짓는다. 이 둥지가 너무 무겁다 보니 전봇대가 쓰러지는 일도 발생한다고 한다. 집단베짜기새가 뭉쳐서 살아가는 것을 보니,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우리는 이 속담을 수도 없이 들으면서 자랐다. 그래서 정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줄 알았다.
그런데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 말은 코로나가 한창일 때, 친구들과 진담이면서 또 농담처럼 했던 말이기도 하다. 핵가족에서 더 나아간 핵개인이란 말까지 새롭게 생겨났다. 나 혼자 산다는 예능 프로그램도 등장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에겐 뭉쳐야 산다는 말이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