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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내열 Jan 26. 2024

미국 L.A.에서 2박 3일 간 워밍업 (제 1화)

칠레 파타고니아를 가다

Patagonia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남부에 위치하고 있어 칠레 파타고니아 그리고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라고 각각 부른다.  그 면적이 673,000 평방미터로 방대하다. 십여 개의 highlight 가 있는데 빙하(glacier), 화산(volcano), 대리석동굴(marble cave), 트레킹을 한꺼번에 아우를 수 있는 자연의 보고(보물)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Torres del Paine는 2013년도에 National Geographic에 세계 5대 비경 중에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지구상에 몇 개 남아있지 않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자연 그대로인 untamed wonderland (때 묻지 않는 경이로움)를 사람들은 태어나서 생애에 한 번쯤은 가볼 만한 곳이라고 한다.  젊음의 피가 끓고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아직도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가슴이 설레는 나이 인지라 한 달 일정으로 도전을 해보고자 한다.




칠레는 어떤 나라인가?


우리에게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축구 강국으로 다가 오지만 칠레는 우리에게 그렇게 익숙지 않는 국가다. 좋은 것보다는 사건, 사고로 우리의 기억을 새롭게 할지도 모른다. 2010년 33명의 광부가 지하 700미터 갱도에 갇혀 있다가 17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어 전 세계에 전파를 탔던 적이 있었고 거의 같은 시기에 8.8 강진으로 500명이 목숨을 잃고 100만 명이 생활의 터전을 잃었던 곳이다.


과거사는 우리와 매우 흡사하다.  일제강정기 35년이 아니라 16세기부터 300년간 스페인으로부터 식민통치를 받았고, 70년데에는 5,16 군사 쿠데타가 아닌 군부 Pinochet가 등장하여 장기집권을 하면서 6개월 만에 정적 1,000여 명을 처형했고 6년 만에 추가로 1,000여 명이 더 처형됐던 비극의 역사를 안고 있다. 박 근혜 정부를 연상하듯 2002년도에는 최초로 여성 대통령도 당선되었다. 2000년대에는 한국의 386 민주화 세대가 사회 전면에 나섰듯이 2021년도에는 학생운동을 했던 젊은이가 35세의 나이로 대통령에 선출 되기도 했다.

    

북쪽으로는 페루와 인접해 있는데 페루와 볼리비아가 영토분쟁을 하고 있는 사이에 칠레는 북진하여 북방

영토를 확장하였고 동쪽으로는 아르헨티나와 인접해 있는데 마젤란해협(Strait of Magellan)을 획득하고 세계적인 비경인 Patagonia의 일부를 양보하면서 오늘의 칠레를 만들었다. 안데스 산맥을 끼고 남북으로 길게 뻗혀있는데 그 길이가 6,400여 킬로미터나 된다.  남쪽 끝은 Cape Horn 이 있으며 대서양과 태평양의 분기점이다. 1914년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기 전 까지는 선박들이 이 Cape Horn으로 돌아다녔는데 심한 바람과 파도로 800여 척의 배가 침몰했고 10,000여 명이 수장됐던 곳으로 지금도 이곳을 통과하면 그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잠시 묵념을 한다고 한다.  


이번 여정은 북쪽 San Pedro de Atacama 사막지대에서 시작하여 파타고니아의 하이라이트인 남쪽 Torres del Paine 국립공원까지 6,400여 킬로미터를 종단하며 칠레 탐방을 시작하고자 한다.  인간이 만든 건축물보다는 자연 그대로를 더 사랑하는 필자는 이제 18시간의 비행길에 오릅니다.






미국 Los Angeles에서 Patagonia 여정을 준비하다.


인천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L.A. 까지 비행시간은 10시간.  L.A. 에서 칠레 Santiago 까지는 8시간을 더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조절과 시차 극복을 위해 L.A. 에서 2박 3일 체류하면서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첫날은 오렌지 카운티에 있는 실비치(Seal Beach)를 드라이브하였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집 뒤뜰에는 자가용 요트들이 물위에 둥실 거리고 있고 커다란 저택들은 금방이라도 바닷물에 적실 것만 같아 아름다운 비치 하우스들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이 골목 저 골목을 돌면서 각양각색의 요트와 저택들을 보고 있노라니 인간이 천혜의 조건을 잘도 활용하여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비치를 지나니 헌팅톤비치가 연결된다. 비치의 폭과 길이는 한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대단한 크기다. 피어 (pier) 있는 곳으로 접근하니 비치에는 개와 사람이 반반씩 뒤석여 오후를 즐기는 그들이 활기차고 행복해 보였다. 한국과 같이 개고리에 묶여 다니는 개는 구경할 수가 없었으며 주인과 함께 뛰고, 달리고, 주인이 내던지는 공을 좇는 모습은 그들의 세상처럼 보였다. 모래밖 바다에는 서핑을 즐기는 남녀들이 파도를 기다리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바다에 갈매기 때처럼 보였다. 매년 전국대회 규모의 서핑축제가 열리는 곳이 바로 헌팅톤 비치다. 저녁에는 수백 명의 젊은 남녀들이 친구와, 연인과 함께 이곳에 나와 밤에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나는 미국 서부 해안에서 가장 긴 피어(pier) 헌팅톤비치 피어를 걸어본다. 그 길이는 무려 564미터로 해 질 무렵 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나와 사진도 찍고 피어 끝에 있는 카페에서 술을 마시며 저물어가는 시간에 흥을 돋우고 있었다. 저 멀리 바다 밑으로 떨어지는 해를 잡아보기 위해 피어 난간에서 찰나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노라니 한국말을 하는 젊은 여성 5-6명이 내 옆에서 나와 같이 찰나를 기다리고 있어 사진 한컷을 부탁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sun rise와 sun set을 보러 동해안을 찾을 때면 어쩌면 그리도 극성일까 했는데 오늘 저녁에 이 헌팅톤비치 피어에서 맛본 sun set으로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는 해도 참으로 아름답다.  


숙소는 헌팅톤비치에서 호텔업을 하고 있는 지인이 당신이 살고 있는 집을 비워주며 우리 일행더러 (와이프, 처재, 동서)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쉬었다 가라고 호의를 베풀어 주는 덕택에 호사를 즐길 기회가 있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지인이 사주신 고급 와인을 마시며 피다고니아의 대 장정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이튿날은 파사데나에 있는 헌팅톤라이브러리 (Huntington Library)를 찾았다. 돈 많은 Huntington이라는 사람이 50만 평이나 되는 땅에 동서양의 고서, 그림, 조각품등을 수집하여 Library, Gallery를 만들었고 botanic garden까지 갖추고 있어 일 년에 7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고 있다.


300-400년 된 고서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책 속에 그림들의 색채 선명도는 어제, 오늘 그린 것처럼 보존 상태가 놀랄만하다. 그중에서도 조그마한 병풍모양의 중국 고서는 1000년이 됐다는데 믿어지지가 않을 만큼 종이 나 글씨 상태가 좋아 안내 및 관리인에게 사실이냐고 묻기도 했다.


Botanic garden 에는 16개의 가든(themed garden)이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Japanese garden, Chinese garden, desert garden이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가장 많았던 곳은 Japanese garden이었다. 깔끔하고 정교하고 역사가 깊어 보이는 가든에서 일본은 일찍이 해외에 자기 문화 심기에 정성을 쏟았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인근에는 Chinese garden 이 있으나 역사가 오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수백 년 된 분재(나무)들이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었는데 중국 특유의 기교 내지 기이함을 맛볼 수 있었다.


 꽃을 좋아하는 와이프 덕택에 가든이 있는 곳이면 빠뜨리지 않고 찾았지만 여기에 있는 desert garden 에는 커다란 항아리 만한 선인장들이 군락을 이뤘고, 하늘높이 솟은 꽃대가 마치 나무처럼 보인 알로에 고목, 집안 화분에 갇혀 그 크기가 전부 인 줄만 알았던 수많은 선인장 종류들이 열대에서 잘 자라면 어떤 형태로 우거진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가든이었다.



Autrailian garden 에서 만남 bottle tree가 이색적이다.


점심은 파사데나에 있는 중국 맛집을 찾았다.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겨우 기회를 잡았던 그 딤섬을(DimSum) 다시 맛보기 위해 찾아갔는데 여전히 입을 호강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남가주에서 몇 안 되는 딤섬이기에 강력 추천하고 싶다.


점심을 마치고서는 미국 서부해안 맨해튼비치(Manhattan Beach) 아래에 위치한 팔로스버디스 (Palos Verdes)를 찾았다. 미국 부호들이 숲이 우거진 언덕에 그림 같은 저택들을 지어 살고 있는 곳이다. 젊었을 때 가족과 함께 이곳을 드라이브하면서 나도 언젠가는 돈을 많이 벌어 이곳에서 살아보겠다고 결의를 다졌지만 세월이 무상하게 흘러 이제는 그림에 떡과 같이 눈요기로 만족해야만 했다. 어떤 저택에는 말을 기르고 있는가 하면 한가족이 살기에는 너무 크다 싶을 정도로 대단한 규모의 저택들도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도 botanic garden (Palos Verdes Botanical Garden) 이 있어 부자촌에다 만들어 놓은 가든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기대를 하며 찾았으나 다소 실망 스러웠다. 그러나 마지막에 코스에서 발견한 나무뿌리는 특이하여 그 한컷을 여기에 담아본다.


내일은 칠레향 비행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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