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의 기쁨

11차 항암 마치다

by 챙미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주 화요일에 했어야했지만. 호중구랑 혈소판 헤모글로빈 수치가 아작나서 4일 연속 호중구 주사를 맞고 수혈을 받고...컨디션 메롱인 상태에서 주말을 지내고 월욜 병원으로 갔다.

입원을 하고 피검사를 하재서 응? 원래랑 다르네 하고 피검사를 하고 병실에 있는데

먼가 방치된 기분

케모를 연결해주고 한참동안 아무도 안온다. 1시간 지나니 좋은 조짐처럼 느껴진다

신랑한테 다들 나를 방치해 항암 하려나봐


아니나 다를까 점심시간이 가까워오자 간호사가 오더니 오늘 항암 하실거구요 호중구 수치는 1300이에요

야호! 4번 빠꾸 당하면서 너무 지쳐서 진짜 항암만 해도 기뻤다.


점심식사를 하며 여기저기 자랑을 해댔다. 오늘 항암 한다 드뎌!!


전날 잠을 설쳐서 또 수치가 안나올까 걱정했는데 일단 11차까지 하니 너무나 홀가분했다. 아빠 카톡엔 슬쩍 눈물까지

울 애들도 날 보자마자 '엄마 항암했어?'

지난주 내내 아니 못했어.라 대답하다

'응! 오늘 하고 왔어'

말하니 딸아이가 만세를 부르며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우아!!!'


4학년인 아들은 태권도에서 관장님이

어머니 좀 어떠시니?

라 물었을때

엄마 2400이라 괜찮아요라 대답했다고 한다.

가족방에 호중구 수치를 공유하다보니 생긴일인데

난 너무 웃겨서

그러니 관장님이 머라셔?

응? 2400만원? 이러시던데?


그래서 머라 설명했어??

아니 그뒤엔 다른 대화했어


하긴 초등학생 4학년이 호중구 수치를 어찌 설명하겠나 ㅋ 관장님은 2400만원 치료비가 든다고 여기시려나 ㅎㅎ


울 아들은 나랑 길거리를 다닐때 누가 담배피면 난리가 난다

엄마 숨쉬지마 저리가자 일로와


보디가드처럼 날 보호하려는 아들의 모습에

뭉클

항암산을 혼자 오르는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오른다


오늘은 반이 다 와가 중간검사 mri 가는날


항암 하나 했다고 이렇게 개운하고 뿌듯하다니 인생 참...(처음에는 항암을 하는거 자체가 억울하고 부작용 하나하나 다 괴로웠는데 이제는 항암을 마친 기쁨과 뿌듯함이 더 크다)


그렇게 받아들이고 익숙해지고 나아간다.


오늘은 또 예전 직장동료랑 얘기하다

그래도 울 애들이 아픈거보단 내가 아픈게 나아요 그렇게 엄마한테 말하니 엄마는

그래 그게 내맘이야 왜 니가 아파 내가 아파야지 이렇게 말했다고.


울엄마 나 간병한다고 토마토 매주 삶아서 쥬스 만들고 하루종일 유방암 유튜브 보고

기존에 다니던 한국무용도 못가고 예약했던 크루즈도 취소하고...


넘 죄송해서 엄마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예매해드렸다. 엄마 고생했어 하루 힐링하고 오세요. 나때매 미안.


중간검사라도하게되서 넘 다행이다. 날씨도 좋고 오늘은 진짜 기분이 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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