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해 쓴 글
모두가 술에 취해 자고 있다. 오직 나만이 남아 꾸역꾸역 글자를 눌러 담고 있다. 이 세상, 술 만이 정답인가. 진통제를 잔뜩 맞고 감각이 무뎌진 상태로 꾹꾹 눌러 담는 글만이 잠시의 위안이 되어주던가.
에헤라디야 업고 놀자. 이리오너라. 제발 이리 와 업고 놀자. 춘향아 사또에게도 한 곡 읊어다오, 방자에게도 한 곡 읊어다오, 지금껏 한 시도 쉬지 않은 몽룡에게도 딱 한 곡 읊어다오. 품어다오.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내 눈 안쪽에 맺혀, 흐르지 못하고 내 슬픔 붙잡는다. 부디 그 슬픔만이라도 가시지 않도록, 다시 공空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가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