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파가 선물이 되는 순간

by 하봉길

충격파가 선물이 되는 순간

대운을 맞이하는 자세



내 인생의 롤러코스터가 시작되었다

대운이 왔다.

처음엔 정말 끔찍했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익숙했던 일상이 산산조각 났다. 마치 태풍이 지나간 자리처럼 내 삶은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하며 원망했다.

그런데 어느 날 깨달았다. 대운은 '큰 운'이라는 뜻이지, '좋은 운'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그것은 충격파였다. 내 고요한 일상에 들이닥친 거대한 파도였다.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은 오지 않는다

물리학을 공부하다가 신기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는 초음파가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이 있다. 지구는 엄청난 속도로 돌고 있지만 우리는 그 속도를 느끼지 못한다. 왜? 우리의 인지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게 닥친 이 고통은? 내가 느낀다는 것은 내 인지 범위 안에 있다는 뜻이다. 즉,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는 의미다.

"감당하지 못할 시련은 애초에 느껴지지도 않는다."

이 깨달음이 나를 뒤흔들었다. 내가 이토록 아프게 느낀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내가 이것을 넘어설 수 있다는 증거였다.

겨울나무가 봄을 준비하듯

나무는 겨울에 잎을 떨군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모습이 처참해 보이지만, 사실은 봄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이테를 단단히 조이며 더 큰 성장을 위한 힘을 축적한다.

내게 찾아온 대운도 그랬다. 기존의 모든 것을 흔들어 놓았지만, 그것은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였다.

환경이 바뀌고, 만나는 사람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었다. 사소한 것에서도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에 도전하게 되었다.

옥시토신으로 코팅하기

그때 나는 결심했다. 이 모든 충격파를 독이 아닌 약으로 받아들이기로.

조개가 이물질을 진주로 만들듯, 나도 내게 닥친 모든 시련을 사랑으로 코팅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내 새끼, 저것도 내 새끼." 모성애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모든 것을 감쌌다.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독같던 것들이 약이 되기 시작했다. 걸림돌이었던 것들이 디딤돌이 되었다. 역풍이 순풍이 되어 나를 더 빠르게 밀어주었다.

내가 요리사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중심이었다.

"모든 것의 중심은 내가 결정한다."

대운이 가져다준 재료가 무엇이든, 그것을 어떻게 요리할지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 쓴 재료를 달콤한 요리로 만들 수도 있고, 거친 재료를 부드러운 요리로 만들 수도 있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어떤 재료를 줘도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나도 그런 장인이 되기로 했다. 불행이라는 재료가 와도 행복이라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태풍 덕분에 더 빨리 간다

이제 나는 안다.

태풍이 오는 이유는 정체된 대기를 순환시키기 위해서다. 지진이 일어나는 이유는 막힌 지각을 움직이기 위해서다. 자연은 그렇게 스스로를 정화하고 새롭게 한다.

내 인생의 태풍도 그랬다. 고인 물처럼 정체되어 있던 나를 흔들어 깨웠다. 덕분에 나는 내가 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곳까지 갈 수 있었다.

대운은 선물이었다

돌이켜보니 그 혹독했던 시간들이 모두 선물이었다.

대운이 가져다준 충격파는 나를 무너뜨리려 온 것이 아니라, 더 단단하게 만들려고 온 것이었다. 나를 가두고 있던 틀을 깨뜨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게 하려고 온 것이었다.

이제 나는 어떤 대운이 와도 두렵지 않다. 아니, 오히려 기대된다. 또 어떤 성장의 기회가 올까. 또 어떤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될까.

"대운아, 어서 와. 나는 준비되어 있어."

오늘도 나는 옥시토신을 한가득 품고, 모든 것을 사랑으로 요리할 준비를 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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