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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꾸다 Aug 05. 2023

모두 건강하길 바랍니다.


급성심근경색. 며칠 전, 남동생이 이 병명으로 갑자기 입원을 했다.

타국에 있으나 가족들의 안부는 가끔 하는 영상통화가 전부.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전화기를 보니 사촌에게서 남동생이 급히 수술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연락이 와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연락해 보니, 혈관 중 하나가 완전히 막혀서 급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위험한 상황은 넘겼고, 이대로 회복만 잘하면 된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아버지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치셔서 뇌 수술을 하셨고,

올해 봄에는 어머니가 미끄러지면서 손목을 다쳐서 수술받으셨다.

그리고 이번 여름에 남동생의 급성심근경색 소식까지.

미국에 와 있는 동안 가족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심지어 시차가 있으니 소식이 전해지는 속도도 느리고, 소통하기도 쉽지 않다.     


남동생의 소식을 듣자마자, 심근경색에 대해 찾아봤다. 

20-30대에서도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인해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30대 군인 중에는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너무 늦게 병원에 방문하는 경우, 치료받더라도 생존할 확률이 떨어진단다. 

감사하게도 남동생은 회복이 잘 되고 있다고 한다. 

무사히 퇴원도 했고, 이제 약물을 꾸준히 먹으며 식단 관리를 해줘야 한단다.    

  

나도 미국에 오기 전에 건강검진을 하고 왔다. 

임신성 당뇨가 있었는데, 아이를 낳고 나서 식단 관리를 놔버렸더니 당뇨 전단계라는 주의를 듣고 왔다. 

갑상선 초음파에서도 의심스러운 결절이 보인다고 해서 세침검사도 했다. 마취도 하지 않고 목에 바늘을 찔러서 검사하느라 너무 무서웠다. 

다행히 암은 아니라고 결과가 나왔지만, 계속해서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치아도 치료가 필요한 게 있었다. 

괜찮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형식으로 검진받으러 나섰는데, 여기저기 이야기가 나오니 무섭기도 했다.     


건강은 있을 때 지켜야 한다는 아주 상투적인 말이 있다. 

가족들의 갑작스러운 부상이나 발병이 있고 나니, 그 말이 더욱 와닿는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남동생도 잘 치료받고 회복하고 건강히 지내는 중이시지만, 마음에는 늘 불안함이 남아있다. 특히 아프거나 힘든 일이 있어도 가족들이 나에게 소식을 전하지 않을까 봐 걱정된다. 나만 모르고 지나갈까 봐. 아무런 힘이나 위로가 되지 않을까 봐.     


엄마는 남동생이 아프고 나니, 타국에 있는 나도 걱정되시는지 건강 잘 챙기라며 하셨다. 

화면 속의 엄마는 동생 소식에 많이 놀라셨는지 눈물을 연신 닦아내셨다. 

나는 동생이 아픈 것도 걱정이 되었지만, 놀란 마음에 엄마도 몸이 상하실까 봐 염려되었다. 

동생은 금방 나아질 테니 엄마와 아빠 건강부터 잘 챙기시라고 신신당부하며 끊었다.  

   

나도, 남편도, 아이도, 

그리고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도 모두 건강하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건강을 기원하는 일 밖에. 

간절히 응원하고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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