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말들 - 엄지혜
“아! 정말 오늘은! 일 안하고 퇴근할거에요!”
“아 너무 졸려요… 잠이 안깨…”
시작이다. 오늘도 내 뒤에 앉은 두 아이들은 앞 다퉈서 칼퇴를 다짐한다.
“일하기 싫어!”라는 말이 아침을 채운지 오래되었다.
누가 보면 정말 꼴도 보기 싫은 광경일지 모르지만, 그런 말을 들으며 나는 미소짓는다.
안다. 그들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은 의미를 전달한다.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단어를 고민하고 문장을 완성한다.
문맥에 맞게 문장을 배치하고 가끔은 앞뒤 쿠션어를 넣어 의미를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그런 모든 과정이 다 무의미해질 때가 있다.
바로 나의 태도를 상대가 알 때다.
내가 전하는 이 말이 때로는 그저 분위기를 환기하는 말임을.
나에게 말을 건네는 또 다른 방식임을.
아니면 그저 오늘 하루를 재밌게 보내보자는 서로에 대한 무언의 장난임을.
그러기 위해서는 말이 아닌 태도와 행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간과 진심이 함께 해야 한다.
누군가의 단순한 말을 다르게 알아 듣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나의 말이 조금 더 편해진다.
텍스트는 전화보다, 전화는 대면 소통보다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이 태도라 믿는다.
나의 태도에 진심이 담겨야 말이 살아난다.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과는 어떠한 대화를 해도 즐겁다.
물론 그러한 태도를 쌓기 위해선 우리의 진심을 확인하는 말이 필요했을 것이다.
태도의 말들이 말의 태도를 만든다.
말과 다른 태도들. 나는 그런 말을 좋아한다.
오늘은 어떠한 진심과 태도를 담은 말일까.
아니 내가 아는 너의 진심과 태도를 어떻게 재밌게 표현해줄까.
‘그저 오늘도 힘내보자는 말을 나에게 어떻게 전해줄까.’
그 속에서 나는 안다.
오늘도 열심히 살거라는 것을, 그리고 그런 나를 알아주는 너가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