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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상석 Oct 03. 2021

영성(靈性)의 특징들

정체성은 지성에서 영성으로 이동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생명은 몸과 마음으로 구성되어 있고, 마음은 아래의 그림에서처럼 영성, 감성, 지성과 같은 본성들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생명이 여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한 생명으로서의 정체성(identity)이 분명해야 한다. 정체성은 개인적인 신체 조건, 혈통, 본성에 의해서 형성되지만, 그가 속한 사회나 공동체의 문화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한 생명의 본성들은 통일되어야 하고 부분들은 서로 조화로워야 한다. 통일과 조화를 잃은 생명은 본성과 부분들이 서로 충돌하고 갈등하므로 건강할 수 없다. 예를 들면, 몸과 마음의 욕구가 충돌하거나, 행동과 가치 간의 갈등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이러한 갈등이 지속하면, 그 사람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이중적이 되거나 자신의 마음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본성과 정체성

          육체를 겉 사람(outer man)이라 하면, 혼은 영을 지닌 속 사람(inner man)이다.  사람의 키가 자라듯, 사람의 영성도 성장한다. 겉 사람은 어느 순간부터 성장을 멈추지만, 속 사람은 계속 성장한다.  예수의 성장에 관해서, 성경은 “예수님께서는 지혜와 키가 자라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호의(in favor with)를 입으시더라”라고 말한다. 이는 예수의 신체적 그리고 영적인 성장을 뜻한다.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영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한 마을 사람이나 한 믿음의 공동체에서 돌봄을 받으며 자란 한 아이의 영성은 보다 온전하고 튼튼할 것이다. 

          사람의 영은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기쁨, 행복감, 평화로운 감정도 영으로부터 나오며, 두려움, 미움, 시기, 화, 증오와 같은 감정도 영으로부터 나온다. 나쁜 감정 속에 오랫동안 노출된 영과 혼은 시들고 파리하게 된다. 사람의 영은 기쁨, 행복, 평화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 속에 놓이기를 원한다. 자연 속에 있을 때, 사람의 영은 자유와 평화를 느낀다. 좋은 음악을 듣거나 시를 노래할 때도 그렇다. 사람은 좋은 감정 속에서 더 잘 배우고, 생산하고, 창조할 수 있다. 특히, 예술, 문학, 교육은 영감으로 하는 일이다. 사실, 다른 분야에서도 영감 없이는 창조적인 발전이나 획기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지성과 이성도 영성(靈性)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올바른 영성은 지식, 논리, 지혜로 지지가 된다. 진리의 지지가 없는 영성은 키 없는 배와 같다. 진리의 지지가 없으면, 감정을 따라 살게 되므로 항상 흔들리고 변한다. 사람의 본성들은 정체성을 중심으로 균형과 지원의 관계에 놓여있다. 한 사람의 정체성이 “지성(知性)에서 영성(靈性)으로”처럼 이동(移動)하지 않는다. 지성 없는 영성은 흔들리고 변하며. 감성 없는 영성은 메마르다. 무엇보다, 영성 없는 감성과 지성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없다.  

           영성은 어떤 개인이 소유한 덕성이기도 하지만, 그 개인이 소속한 공동체의 덕성이기도 하다. 영성은 어떤 공동체가 공유하는 덕성이므로, 연대(solidarity)가 없는 영성은 외롭고, 약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릴 적에 친구들과 사귀고, 우정을 나누는 일은 영적 성장에도 중요하다. 성장해서도, 같은 정신을 가진 사람들과 사귀며 공감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영성은 연대한 공동체로부터 존중과 감사와 같은 지원을 받고 굳게 서게 된다. 존중과 감사는 모든 사람이 주고받을 수 있는 덕이다. 인권이 사회법 안에 있다면, 존중과 감사는 한 공동체의 덕성이다. 한 공동체의 건강 상태는 서로를 얼마나 존중해 주고 감사하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존경은 한 공동체가 그들의 안전과 발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한 사람을 우러러보며 인정해 주는 일이다. 경제적 이익만 따지는 사람에게 이러한 가치는 귀하지 않을지 모른다. 사실, 존중과 존경은 사람이 받고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다.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처럼 존중과 존경은 세대를 넘어 한 사회와 존속한다.

          희생과 봉사에 걸맞은 인정과 존경이 따르면, 봉사와 희생의 정신이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난다. 서비스 피곤(service fatigue)이란 말이 있다. 남을 위해 하는 서비스 때문에 생기는 피곤을 말한다. 일한 후, 쉽게 피곤이 풀리지 않는 이유는, 일로부터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적절한 감사와 인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는 영적 피곤감이다. 사람은 신체적인 양식도 먹어야 하지만, 보람, 성취, 인정, 존중과 같은 영적인 양식도 먹어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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