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을 건너는 나만의 방법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형태는 편지였던 것 같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단어 중 가장 예쁜 것을 선별하여 마음을 전달하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다. 글이 주는 감동을 좋아했다. 나이가 들수록(아직 젋지만) 감성이 말라가고 말에 대한 조심성을 이해하여 하고싶은 말을 메모장에 자유롭게 써 내려갔다.
특히, 대학원과 근무를 병행하면서 자존감이 바닥을 찍었고, 넘쳐흐르는 우울을 다양한 형태의 글로 게워내었다. 그때의 글쓰기는 도피처이자 반성문이어서 지금 다시 읽어도 마음이 아리다. (아래의 사진처럼 우울을 막아보려 했지만 생각보다 나는 강하지 않았나 보다)
연구실 독서모임에서 '글쓰기 좋은 질문 642(샌프란시스코 작가집단)'이라는 책을 알게 된 후 매일 바뀌는 질문에 집중해서 글을 쓰다 보니 어느샌가 우울의 수면이 얕아지는 게 느껴졌다. 오히려 우울이라는 강에서 헤엄치는 것보다 질문들을 타고 이런저런 글을 쓰는 게 나에게 훨씬 도움이 되었다. 아쉬운 점은, 나 같은 초보 글쟁이들은 하나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굉장한 시간이 필요하여 많이 쓰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취준이라는 각박한 여정에서 또 우울의 강에 빠지긴 싫으니 여러분들을 말동무 삼아 슬슬 써보겠다.
초보작가의 글마카세에서는 '글쓰기 좋은 질문 642'와 문득 드는 생각들을 재료 삼아 여러 형태의 글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아직 간장계란밥 정도의 글에 제 입맛도 몰라 간도 모르겠습니다. 독자분들의 허기가 조금이라도 채워지길 바랍니다. 편안히 방문하시고 또 뵈었으면 합니다.
그럼 매주 화, 목 12시에 뵙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초보작가의 글마카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