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궁(宮) 4

드라마 황진이 OST "엉퀴바람"

by JJ

창경궁에 다녀왔다. 날씨도 좋았고, 꽃도 예뻤고 조용히 산책을 하니 기분도 좋아졌다. 창경궁에서 나와 창덕궁을 지나 안국동으로 걸어왔다. 대통령 탄핵 때문에 꼰대들의 핫 플레이스가 된 안국동.


내게 안국동은 꽤나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 고등학교 때 짝꿍과 정독도서관에 자주 다녔다. 공부를 하고 나와서 인사동 길을 걸으며 찻집에서 차도 마셨다. 그 카페 이름은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이었다. 너무 시적이다. 고등학교 때는 고등학교 때만의 특별한 낭만이 있는 것 같다. 괜히 이팔청춘(二八靑春)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안국동 헌법재판소 앞은 아직도 차벽으로 막혀있다. 안타깝고 슬픈 역사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던 날도, 탄핵이 가결된 날도, 파면이 된 날도 시민들은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묵묵히 출근을 하고 퇴근을 했다. 어떤 것에도 동요하지 않는 듯 한 굳건함. 그 난리통에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일상에 충실한 시민들을 보면서 갑자기 뭉클한 감정이 생기기도 했다.


'나라는 대통령이 지키는 것이 아니구나. 묵묵히 일하고 있는 국민들이 지키는 것이구나......'




오늘은 한 동안 잠잠했던 아내와 딸의 배틀이 있었다. 딸과 아내가 싸우면 무조건 아내 편을 들라는 조언을 하던데 나는 왜 그게 안되는지 모르겠다. 자꾸 정의구현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마누라가 맨날 서운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딸 편을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영원히 풀리지 않는 딜레마다.


꽃이 궁과 조화를 이루어 너무 예쁘다.

이것이 봄의 맛이다.

아직 오지 않은 나의 봄날을 위해 오늘도 하루도 열심히, 끈기 있게 살아야지



드라마 황진이 OST "엉퀴바람"

https://youtube.com/watch?v=vqXi-40Pd_w&si=39c3gGBs5eUmuM6Q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