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황진이 OST "엉퀴바람"
창경궁에 다녀왔다. 날씨도 좋았고, 꽃도 예뻤고 조용히 산책을 하니 기분도 좋아졌다. 창경궁에서 나와 창덕궁을 지나 안국동으로 걸어왔다. 대통령 탄핵 때문에 꼰대들의 핫 플레이스가 된 안국동.
내게 안국동은 꽤나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 고등학교 때 짝꿍과 정독도서관에 자주 다녔다. 공부를 하고 나와서 인사동 길을 걸으며 찻집에서 차도 마셨다. 그 카페 이름은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이었다. 너무 시적이다. 고등학교 때는 고등학교 때만의 특별한 낭만이 있는 것 같다. 괜히 이팔청춘(二八靑春)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안국동 헌법재판소 앞은 아직도 차벽으로 막혀있다. 안타깝고 슬픈 역사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던 날도, 탄핵이 가결된 날도, 파면이 된 날도 시민들은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묵묵히 출근을 하고 퇴근을 했다. 어떤 것에도 동요하지 않는 듯 한 굳건함. 그 난리통에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일상에 충실한 시민들을 보면서 갑자기 뭉클한 감정이 생기기도 했다.
'나라는 대통령이 지키는 것이 아니구나. 묵묵히 일하고 있는 국민들이 지키는 것이구나......'
오늘은 한 동안 잠잠했던 아내와 딸의 배틀이 있었다. 딸과 아내가 싸우면 무조건 아내 편을 들라는 조언을 하던데 나는 왜 그게 안되는지 모르겠다. 자꾸 정의구현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마누라가 맨날 서운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딸 편을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영원히 풀리지 않는 딜레마다.
꽃이 궁과 조화를 이루어 너무 예쁘다.
이것이 봄의 맛이다.
아직 오지 않은 나의 봄날을 위해 오늘도 하루도 열심히, 끈기 있게 살아야지
https://youtube.com/watch?v=vqXi-40Pd_w&si=39c3gGBs5eUmuM6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