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론(論)
2011년 6월
오랜만에 회식을 했다. 회사 실적이 좋아져서 대표님이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1차는 소고기를 먹었고 2차는 단란주점에 갔다. 적당히 취기가 오른 대표님은 부담 갖지 말고 즐겁게 마시라며 술을 권했다. 나는 태생적으로 술이 맞지 않아서 회식 때마다 곤욕이다. 소주 몇 잔만 먹어도 얼굴이 빨개지고 심하면 구토와 어지러움증이 발생한다.
*단란주점(술을 마시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술집)
총각 때 소개팅을 했었는데 소개를 받은 여성보다 내가 술을 못마셨다. 한잔 두잔 먹다 보니 내가 먼저 취해서 소개팅을 망친 기억도 있다. 나의 옆에 있은 이 여성은 나이가 30대 중반쯤 되어 보인다. 가만히 그 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정이 너무 딱해 보였다. 이혼 후 중학생 딸을 키우며 병든 어머니까지 돌보고 있었다. 그 녀의 딸은 엄마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슨 수작이라도 부리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했지만 오래지 않아 그 녀의 말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 녀의 모습을 보며 나태해진 나의 생활을 반성했다. 주머니에 있는 만 원짜리 세장을 그 녀에게 건네주었다. 그 와중에 갑자기 집에 있는 아내의 얼굴이 오버랩되며 스쳐 지나갔다. 아내가 알면 천인공로할 일이다. 내 생에 다시 그 녀를 마주 칠일은 없을 것이다. 그 녀가 병든 노모를 잘 보살피고 어린 딸을 잘 키우면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이유
2011년 7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좋을 때는 사랑하지 않아도 대충 살아진다. 문제는 어려운 일에 닥쳤을 때다. 살다 보면 경제적인 문제든, 건강상의 문제든, 부부관계의 문제든 어떤 형태로든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그 문제들을 해결해 나 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식상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사랑이다.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따라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의 크기가 달라진다.
큰 사랑이 있는 부부는 큰 고난도 이겨내고, 작은 사랑이 있는 부부는 작은 고난만 이겨낼 수 있다.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랑 없는 결혼은 사상누각이다. 부부간에 사랑이 식어 간다면 다시 불씨를 살려야 한다. 삶은 잘 짜인 드라마도 아니고, 읽다가 덮어 버릴 수 있는 소설책도 아니다. 매일매일 살아 내야 하는 냉혹한 다큐멘터리다. 명심하자.